어머니가 이고 오신 섬 하나
슬픔 때문에
안개가 잦은 내 뱃길 위에
어머니가 부려놓은 섬 하나
오늘은 벼랑 끝에
노란 원추리꽃으로 매달려 있다
우리집 눈썹 밑에 매달려 있다
서투른 물질 속에 날은 저무는데
어머니가 빌려주신 남빛 바다
이젠 저 섬으로 내가 가야 할 때다
-김종해 「섬하나」
여기서 섬은 내가 닻을 내려 쉴 수 있는 안식처로 상징되어 있다.
자연이 만든 섬이 아니라 어머니가 마음 담아 이고 온 고향 같은 섬이다.
안개 잦은 난파의 뱃길에서 서투런 내 배몰이에도 노란 원추리꽃 손짓으로 등대처럼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어머니 손수 만드신 잔잔한 남빛 바다되어 오기도 한다.
이제 우리 모두 서둘러 그 곳으로 떠날 때다.
권기호 (시인, 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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