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이고 오신 섬 하나
슬픔 때문에
안개가 잦은 내 뱃길 위에
어머니가 부려놓은 섬 하나
오늘은 벼랑 끝에
노란 원추리꽃으로 매달려 있다
우리집 눈썹 밑에 매달려 있다
서투른 물질 속에 날은 저무는데
어머니가 빌려주신 남빛 바다
이젠 저 섬으로 내가 가야 할 때다
-김종해 「섬하나」
여기서 섬은 내가 닻을 내려 쉴 수 있는 안식처로 상징되어 있다.
자연이 만든 섬이 아니라 어머니가 마음 담아 이고 온 고향 같은 섬이다.
안개 잦은 난파의 뱃길에서 서투런 내 배몰이에도 노란 원추리꽃 손짓으로 등대처럼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어머니 손수 만드신 잔잔한 남빛 바다되어 오기도 한다.
이제 우리 모두 서둘러 그 곳으로 떠날 때다.
권기호 (시인, 경북대 명예교수)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