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사 휘발유 시중 범람

모방제품 등 10여종 달해

연료첨가제 판매의 위법성 여부를 놓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휘발유들이 시중에 범람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사휘발유는 세녹스를 비롯해 ING, 슈퍼카렉스, 탑 플러스, 파워큐 등 10여종에 달한다.

특히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세녹스의 생산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 들면서 이를 모방한 유사제품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세녹스의 경우 본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은 매장에서만 판매되는데 비해 세녹스 유사제품들은 심지어 길가에서 주차된 차량에서 마구잡이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유사휘발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휘발유보다 저렴하기 때문으로 세녹스의 경우 ℓ당 990원, 다른 유사휘발유는 ℓ당 944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ℓ당 880원대 제품도 나돌고 있다.

이처럼 유사휘발유가 시중에 범람하자 전국의 주유소들은 유사휘발유를 정부가 단속하지 않을 경우 오는 8월 1일 하루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서공단 주변 대로에서 차를 세워놓고 유사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한 남자는 '두달전부터 장사를 시작했는데 하루 30~40통씩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에서 오는 대형트럭을 통해 물건을 받는데 정확히 어디서 제조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장모(26. 경산 중산동)씨는 '가격이 저렴해 세녹스와 그 유사제품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차의 성능도 전과 다름없어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사휘발유 판매를 놓고서는 현재 세녹스와 산업자원부간에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위법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세녹스를 모방한 유사제품들의 경우 품질 및 안전성에 대한 공인된 시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런 주유 안전 장치 없이 마구잡이로 판매되고 있어 화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안모(48. 대구 죽전동)씨는 '한 휘발유 첨가제를 넣고 바로 시동을 걸었으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정비공장에서 진단해보니 연료에 이상이 있었다'면서 소비자센터에 고발했다.

조모(36. 대구 비산동)씨는 '아무래도 차가 힘이 달리는 것 같아 몇 번 사용후에는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녹스나 LP파워의 경우 국립환경연구원에서 40% 연료첨가제로 적합 판정을 받은 물품이지만 이외의 제품은 대부분이 1%미만 연료첨가제로 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 국립환경연구원 이종태 연구사는 '첨가 비율을 지키지 않고 과다하게 투입할 경우의 품질은 장담할 수 없다'면서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현재 산업자원부에서는 세녹스 원자재 공급자들에게 '용제수급조정명령'을 내려 원료의 이동을 감시.감독하고 있다.

또한 5월 30일부터 산자부와 재경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을 가동해 산자부에서 '유사휘발유'로 명시한 세녹스를 위시한 모든 제품들에 대해 강력한 단속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유사휘발유 판매업자들은 '단속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간혹 공무원들이 나와 판매하지 말라고 말은 하지만 어떤 제재 조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소송중인 상태에서 세녹스와 그 유사제품을 사고 파는 행위가 아직 불법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