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 체제로 '소득 2만달러'는 착각

'소득 2만달러'가 참여 정부의 새로운 경제 비전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를 성취하기 위한 온갖 실천 전략들이 백화제방으로 난분분하고 있다.

'동북아 경제 중심' 이나 '분권과 자율'이라는 이념적인 목표에 비해 '소득 2만달러'는 국민들의 피부에 바로 와닿는 현실적인 구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2만달러'가 갖고 있는 정치적 수사(修辭)에 현혹돼서인가, 마치 세월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습득물' 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2만달러'는 뼈를 깎는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달성 불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성급한 성취 의욕이 오히려 경제의 부실을 부추긴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때마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은 앞으로 10년 내에 '2만달러'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OECD는 경제시스템이 시장중심으로 이루어지면 앞으로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연 5%를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 경제 체제와 대외개방으로는 연 4.4%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적어도 10년후에는 2만달러가 달성될 것이라는 청와대 구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바로 2만달러 고지 정복의 험난성을 대변해준 것이다.

2만달러는 경제활성화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사회 총체적인 변화가 선행돼야한다.

프랑스의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한국경제의 4대 도전 세력으로 구조조정 부진.사회적 갈등.이데올로기의 양극화. 북한의 위협 등을 지적했다.

한국전 정전 50주년을 맞아 방한한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도 "한국이 2만달러 국가로 도약하려면 관료주의 장벽을 먼저 허물어야한다"고 주문했다.

굳이 해외 석학들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금 심각한 한계성에 부닥쳐 있다.

그 껍질을 깨는 해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직성'과 '만성피로 증후군'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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