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패럴밸리 투자 대구시 반응

대구시는 연초에 건설업체 30개사에 동구 봉무동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개발의향을 타진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주거단지가 5층으로 층고제한이 있는 경관지구여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미국 시카고지역 투자회사와 교분이 있는 지역 건축계 인사를 통해 외자유치를 통한 개발로 가닥을 잡고 지난 5월 양해각서까지 체결한 상태였다.

미국 투자회사들은 세계적인 건축가를 동원,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를 일본 후쿠오카의 넥서스와 같이 관광명소가 될만한 친환경, 고품격 고급주택단지로 조성할 복안을 세워 두고 있었다.

조해녕 대구시장이 사업설명회를 듣고 "나도 들어가 살고 싶은 단지"라고 말했을 정도로 좋은 개발안이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회사와 수의계약은 문제점이 있다는 분양규정을 뒤늦게 파악한 대구시는 국내업체를 대상으로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분양공고를 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외자유치 절차를 밟기 위한 사전공고 성격이 강했다

지난 16일 마감한 분양공고에서 월드건설, 숭산건설 등 2개사가 전격적으로 신청, 시로서는 적잖은 고민을 안게 됐다.

한 업체는 단독택지의 경우 매입후 되판다는 계획까지 제시하는 등 시가 당초 구상한 개발계획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시는 분양공고를 냈기 때문에 심사위원회를 구성, 신청업체 가운데 자격심사를 벌인 뒤 적격업체로 판정되면 이 업체에게 주거단지 개발권을 준다는 구상이다.

패션어패럴밸리 주거단지 개발과정에서 대구시는 무소신 행정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때는 외자유치를 추진했다가 다시 국내 업체가 관심을 보이자 미국 투자회사들로부터는 발을 빼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의 이같은 행정상은 지자체마다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무한경쟁시대와 너무 동떨어진 낙후성에 다름 아니다.

대구시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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