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방송은 왠지 촌스럽다 말이야'.
시청자들 뿐 아니라 지방 방송에 근무하는 종사자들 조차 한번쯤은 내뱉는 말이다.
그러나 프로덕션 '리포트 25'의 대표 이성규(41) 감독은 대구에 살지만 그가 만든 작품은 쟁쟁한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전국 전파를 탄다.
KBS 1TV의 다큐멘터리 전문 프로그램인 '수요기획'에서 외주 제작을 맡고 있는 이 감독은 지난 4월 '히말라야에서 온 편지'를 제작한데 이어 이달말 방영될 '캘커타에서 만난 사람들' 촬영을 막 끝내고 지난달 말 인도에서 돌아왔다.
'캘커타에서 만난 사람들'은 데레사 수녀가 세운 '사랑의 선교원'에서 자원봉사로 기꺼이 인생의 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각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물로 촬영에만 꼬박 한달이 걸린 작품.
"제작 능력만 있다면 지방에 산다는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제작 능력이 서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대구 출신이 아닌 이씨는 서울에서 작가와 PD생활을 하다 뒤늦게 대구교대에 편입한 부인 김은정(36)씨 때문에 대구에 정착하게 됐다.
부인을 조연출 삼아 혼자서 기획과 촬영을 도맡은 이씨는 요즘 대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방 방송조차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구에 주소를 둔 독립프로덕션에서 전국 프로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씨는 "방송은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지역에서도 수준급의 인력만 양성이 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지방사들이 프로그램 제작 투자에 적극 나서고 서울 방송 모방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씨는 대구에 내려온 이후 인재 양성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남이공대에서 실무 강의를 맡고 있으며 '캘커타에서 만난 천사들' 제작에 이 대학 영상미디어과 학생인 김상진(23)씨를 참여시키기도 했다.
2학기부터는 본격적인 강의에 나설 예정.
아직 계획중이지만 이씨는 방송 인력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 운영을 꿈꾸고 있다.
"지역에 방송 관련 학과가 많고 장비도 아주 수준급"이라며 "이러한 환경을 이용해 학교 자체를 프로덕션화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 방송 인력 양성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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