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타이완 과학단지-세계적인 경쟁력 중기육성의 산실

타이완 과학단지 방문단은 타이페이에 묵으면서 지난 25일 타이난 과학단지의 관리국과 입주기업 치메이를 거쳐, 26일 신주과학단지 관리국 및 ITRI(공업기술연구원), 타이완의 2번째 반도체 기업 UMC를 견학함으로써 주요 일정을 마쳤다.

1981년 시작된 신주과학단지의 성공을 모델로 타이완의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1996년 개발에 착수한 것이 타이난 과학단지인만큼 신주를 거쳐 타이난을 방문하는 편이 '이해'를 돕는 데 훨씬 유리했지만, 일정의 편의를 위해 순서를 바꾸었다

이 때문에 첫날 타이난 과학단지 방문에서 방문단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대구테크노폴리스 기본 개념을 수립하는 데 주역으로 참여했고, 지역경제 회생 방안을 모색하는 데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곽창규 박사(여의도연구소)는 "이곳이 바로 대구가 찾던 바로 그 모델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반면, 박동 국가균형발전위 팀장과 심동섭 산자부 지역경제 과장은 "타이난과 대구가 무엇이 비슷하다는 말인가"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심 과장은 특히 "현재 타이난 과학단지 입주기업 112곳 중 치메이를 비롯한 몇몇 기업은 중소기업이라기 보다는 직원이 수천 명에 달하는 대기업"이라며 "대구도 DKIST를 만들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산업 클러스터를 조직화할 수 있는 대기업 유치에 더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느낌의 차이는 다음날 신주과학단지 방문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타이난 과학단지의 주축을 구성하고 있었던 대기업(?)들이 바로 신주과학단지 입주기업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이 처음부터 대기업이었던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방문단 관심의 초점은 당연히 '어떤 인프라와 메커니즘이 중소기업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첨단기업으로 키워 냈느냐'에 집중됐다.

중소기업을 위한 응용, 산업화 연구기관으로서의 ITRI 역할은 국가균형발전위 박 팀장이나 산자부 심 과장이 생각했던 '연구원'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타이완이 어떻게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한국의 중소기업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신주의 성공모델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견학을 마친 방문단은 DKIST의 설립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신문 신년특집 기획(2003년 1월1일~3월4일) '21세기 지식경제시대-테크노@테크노'- 참조〉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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