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를 통과한 주5일제 법안에 대해 노동계는 중소.영세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여건을 현행보다 오히려 악화시키는 개악안이라며 무력화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고 사용자측도 임금성 경비 부담이 더욱 늘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역 노동계는 특히 이 법안을 대기업 종사자와 영세.비정규직 노동자간 차별을 극대화시키는 악법으로 규정, 총파업 등을 통해 일부 조항의 재개정을 추진키로 하는 등 강경반대 입장을 밝혀 시행과정에서 노-사-정 사이에 상당한 진통이 우려된다.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관계자는 "시행시기가 당초 정부안보다 1년 후퇴하고 특히 800만명에 육박하는 20명 이하 사업장은 2011년부터 시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전체 노동계이 뜻을 모아 재개정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병일 민주노총 경북본부 의장도 "29일 통과한 법안의 입법취지에 동의할수 없다"고 단정하면서 "노사간 합의로 법규정보다 더 선진적인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통해 신법내용을 수용토록 한다는 것은 발상자체가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양대 노동기구는 집행부 농성과 법안반대 집회 및 총파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음주부터 지속적인 주5일 근무제 법안 무력화 투쟁에 나서는 한편 지난달 노사합의를 통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단체협약 내용을 모델로 전국 사업장에서 노사합의를 통한 선진적인 주5일제 시행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내용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용자측도 반대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주들은 앞으로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 단체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보완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구미공단 삼성.LG 등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종업원 100명 이상 중소.영세업체들의 경우 주5일 근무제 시행시기만 2006년 이후로 늦춰 졌을 뿐 향후 제도 시행이 기정 사실화 된 만큼 향후 인건비 상승 등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구미공단 전자부품업체 김모(45)대표는 "중소제조업 생산직의 실근로시간은 주당 55.9시간이며 부족인원이 20만명에 달하는 등 주5일제를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며 "중소기업은 오는 2010년 이후부터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소업체 대표는 "대부분 모기업의 주문 작업으로 납기일을 지켜야 하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초과 근로가 늘 수 밖에 없어 인건비가 현재보다 평균 20% 이상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가뜩이나 대기업 선호현상이 심한 현실에서 대기업부터 먼저 주5일제가 시행되면 대.중소기업간 근로조건 격차가 더 벌어짐에 따라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심해져 인력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섬유업체를 경영하는 김모(47)씨는"노조의 요구에 따라 작년말부터 주5일 근무제를 보완한 격주 토요휴무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물건은 납품해야 하고 노조는 파업하겠다는데 회사 문을 닫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포항공단 일부 중소기업 대표들은 "올들어 대다수 대기업들이 노사간 합의로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가면서 핵심 인력들이 대기업으로 옮겨 갔다"며 이 법안 통과로 재력과 인력의 대기업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업원 200여명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일부에서 새 법 적용시기를 늦추기 위해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분사, 소사장제, 하도급 확대 등의 방법으로 외관상 규모를 줄이겠다는 사업자도 많다"면서 "중소기업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개악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개정법안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주5일제 시행 대상사업장(종압원 1천명 이상)은 포항지역은 이미 시행에 들어간 포스코와 INI스틸 포항공장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삼정피앤에이 등 포항지역 4개사와 경주시 안강읍 풍산 안강공장 등 모두 5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미공단에는 삼성전자.삼성코닝.삼성탈레스.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삼성계열사가 전면 주5일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고, LG전자.LG마이크론.LG이노텍 등 LG계열사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레이새한 등이 토요격주휴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경우 이미 주5일 근무를 실시하거나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하고 있어 파장이 크게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연월차 수당을 제하는 방식의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 앞으로 노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가 난제이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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