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네거리서
부상자 대부분 출전못해
10여개국 육상선수 등을 태운 U대회 선수단 버스가 시내버스와 충돌, 외국인 선수 33명과 경호 경찰관 1명, 시내버스 여자승객 2명 등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당수 부상 선수는 육상 결승전을 앞두고 있었으나 경기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 대구가 또 사고 도시라는 나쁜 인상을 세계인들에게 주게 됐다.
29일 오후 6시30분쯤 대구 대흥동 월드컵네거리에서 보조경기장→솔정고개삼거리 방향으로 직진하던 경상관광 소속 대구70바 1046호 선수단 버스가 앞에서 같은 방향으로 U턴하던 경북 70자7310호 840번 시내버스의 앞부분을 들이받은 뒤 난간을 부수고 7m 아래로 굴렀다.
선수단 버스는 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들을 태우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으며, 경호 경찰관과 임원 등을 포함한 46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선수단 버스에 타고 있던 태국 육상선수 카와페그 수파바디(Khawpeag Supavadee·27·여)씨가 왼쪽팔이 부러지는 등 4명이 중상을 입고 30명이 경상을 당했으며 시내버스에 탔던 여자승객 2명도 다쳐 인근 성삼병원(신매동), 동경병원(만촌2동), 영남대병원(대명동), 허병원, 경북대병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 받은 뒤 이날 밤 모두 퇴원했다.
해당국 선수단 측은 부상한 대다수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버스에는 태국 육상선수 22명, 터키 선수 7명, 홍콩 선수 4명, 알제리 선수 4명, 스웨덴 선수 2명, 우크라이나 선수 2명, 경호 경찰관 1명, 코치 등 46명이 타고 있었다.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선수단 버스 운전기사 배정길(51)씨는 "직진 신호를 보고 월드컵네거리를 지나 10여m쯤 달리던 중 시내버스가 갑자기 불법 U턴해 들어 와 브레이크를 밟을 시간도 없이 충돌했다"며 "그 충격으로 버스가 길가 인도를 뛰어넘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내버스 운전기사 김덕만(45)씨는 "앞서 다른 시내버스 3대가 불법 U턴을 하길래 나도 따라했다"며 "선수단 버스도 과속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감정순(47·여·대구 시지동)씨는 "사고 발생 직후 곧바로 월드컵경기장 의무지원단에서 자원 봉사하는 아들에게 전화했다"며, "그 덕분에 현장 의무지원단이 119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수습에 나섰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내버스가 합법적인 U턴 지점으로부터 30여m 못미친 지점에서 불법 U턴해 사고를 유발했을 것으로 보고 선수단 버스의 과속 여부 등을 조사해 위법성이 확인되면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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