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의 '한국 기피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노사 분규와 '제목소리 높이기'의 내홍에 시달리는 사이 국제자본은 서서히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유치는커녕 있는 기업도 '탈(脫)한국'을 서두를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니 외국인 직접투자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경제의 청사진이 심히 우려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각국의 국내총생산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전체 140개 국가 중 9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라는 덩치에 비해 해외 자본 유입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02년에는 FDI가 2001년보다 17억달러 가까이 감소, FDI가 가장 크게 감소한 30개국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문제는 거세지는 '세계화' 파고와는 정반대로 한국은 갈수록 외국자본과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스스로 '고립화'를 자초하는 악수를 놓고있는 셈이다.
무역개발회의가 지난 2002년 처음으로 도입한 이 지수는 높을수록 외국인 투자유치에 더 적극적임을 뜻하는데 한국의 경우, 이 지수는 1994~96년 118을 정점으로 96~98년에 111, 98~2000년에 91로 떨어졌다.
외국 자본이 한국을 비껴가는 것은 투자환경이 나쁘기 때문이다.
북핵과 정치 불안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 외에도 우리는 경쟁국들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고임금에다 노사분규, 각종 규제 장벽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문제 해결의 당위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4천480억달러로 1990년 250억달러에서 12년 만에 18배 가까이 커진 중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금방 드러난다.
해외 자본은 관성의 법칙이 있다.
한번 비껴가면 재유치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가 내부 문제에 매달려 있는 사이, 해외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히 반성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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