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으로 치른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벼랑끝에 선 대구.경북 경제에 얼마만큼의 부양효과를 안겨줬을까. 이제는 차분하게 U대회의 경제적 '대차대조표'를 따져보면서 지역 경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데 U대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희망을 찾았다"=U대회가 크고 작은 사고로 얼룩진 대구시민들에게 자신감을 찾아주고, 장기간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은 이번 U대회가 가져다 준 가장 큰 경제적 효과로 꼽히고 있다.
이춘근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첫 국제대회인 U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대구가 광역중추도시로서의 위상을 확인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반전시킬 계기를 찾았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현장에서 대회를 치러낸 사람들도 이번 대구 U대회가 지역 경제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동성로를 많이 찾아와 활기찬 분위기가 넘쳤다"며 "침체된 상권이 활성화되는데 분명 긍정적 효과를 줬다"고 밝혔다.
숙박료가 하루 평균 1천500만원에 이른 인터불고.파크호텔 관계자도 "할인요금을 적용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큰 이득은 없었지만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효과는 매우 컸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 대구 U대회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대구.경북지역 경우 생산유발 효과 3천776억원, 부가가치 창출 4천803억원, 고용효과 6천357명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대회에 참가한 174개국에 대구를 알리게 되는 등 직.간접적 홍보로 지역 기업의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국가이미지 향상과 인지도 상승으로 우리나라 상품수출이 1%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 2조원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대구가 영남권 관광거점도시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컨벤션산업의 중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U 특수'=일부 업종이나 매장들은 U대회로 '반짝특수'를 맛봤다.
선수촌내 동아백화점 쇼핑센터 경우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식상품화권자로 선정돼 수건을 생산.판매한 ㅇ타올도 기대한 것보다 매출이 올라 회사경영에 도움이 됐다.
전세버스 등의 운송업계, 호텔업계, 선수촌이 있는 동변동 일대의 상가 등도 U대회 덕분에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특수가 미미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대구 달서구의 한 단체.운동복 제조업체는 지난 4월부터 직원 15명을 투입해 3종 3만여개의 앞치마를 제작했으나 판매가 되지 않아 제품을 창고에 그대로 쌓아두고 있다.
이 업체 ㄱ사장은 "판매에 도움을 주기로 한 대회 조직위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다 상품화권 때문에 U대회 로고가 찍힌 앞치마를 일반 판매하기도 불가능해 거의 팔리지 않았다"며 "빚까지 얻어 제품을 만들었는데 특수가 물거품이 돼 회사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생들의 축제인 U대회를 경제적 이익과 직접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회기간중 특수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일부에서는 '외화내빈'이었다는 따가운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백화점들과 재래시장, 약전골목 등은 대회기간 중 '썰렁'했다.
지역 백화점 한 관계자는 "스포츠용품 등을 제외한 다른 매장들은 특수가 거의 없었다"며 "간혹 외국인들이 오더라도 아이쇼핑에 그쳤다"고 밝혔다.
선수촌 등에 설치된 은행들의 외화 환전액도 적어 U대회 특수가 빈약했다는 것을 반영했다.
우리은행 경우 선수촌내 임시출장소에서의 외화 환전액이 340만달러로 부산 아시안게임 때의 5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경제적 효과 극대화 방안은=U대회로 기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인 노력 정도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도 그 열매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벌써부터 포스트 U대회를 치밀하게 진행해 경제적 부양효과를 창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여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KDI는 단기적이고 일회성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이며 지속적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구체적 방안으로는 지역사회의 통합, 대구의 경쟁력 제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대구의 경제.사회.문화적인 특성과 장점 홍보,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 발전계획 수립 등을 꼽았다.
진병용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장은 "지역민과 지역 사회가 마음과 힘을 모아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자신감과 정체성을 되찾은 것이 U대회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장개척과 마케팅 활동이 이어진다면 경제적으로 매우 큰 후속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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