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구광역시 비산농악 날뫼북춤 보존회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우리 학교 날뫼북춤반 학생 17명이 참가했다.
캠프에는 초.중.고.대학생까지 약 130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6박 7일 간의 힘겨운 합숙훈련을 무사히 다 마쳤다.
아침 6시30분에 기상해 구보를 시작으로 식사시간과 취침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부가 제각기 맡은 악기와 춤사위 훈련을 했다.
이쪽에선 북춤 추는 학생들, 저쪽에선 상모 돌리는 학생들, 건물 속에선 장구치는 학생들, 꽹과리는 너무 시끄러워 산 속에 들어가서 제나름대로의 기량들을 닦았다.
연습 속에서 엉켜나는 풍물소리야 아름다울 리 없지만 이 모든 악기들이 어우러지면 이것보다 신나고 씩씩한 기상의 소리가 어디 있겠는가.
사실 학교에서 농악을 지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제일 먼저 부딪히는 것은 학생들 모집이다.
학생들은 대개 국악에 관심이 없고 또한 힘든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땀흘리고 난 뒤에 벅찬 희열과 만족감을 경험해본 학생들이 별로 없는 탓이다.
두번째로 부딪히는 것은 연습실 문제이다.
풍물의 속성상 실내보다는 실외, 즉 학교 운동장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연습할 때의 아직 덜 다듬어진 악기소리는 지도하는 사람도 듣기 싫을 정도로 소음이다.
이러한 소음에 짜증 내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도 대단하다.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학생들을 어여삐 여겨줬으면 좋으련만...
캠프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들은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하고 있는 나는 왜 이리도 서글픈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우리 음악을 하고 있는데 특별하고 소중하다니...
몇 달 전 타계하신 인간문화재 박동진씨가 TV 광고에서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라고 하신 장면이 떠오른다.
특별하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은 우리의 것들로 채워져 있어야 할 것이거늘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워서였는가?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께서 CF에까지 나와 국민들에게 부르짖고 또 부르짖어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되지 않았는가?
그러나 우리 음악이 더 이상 '소중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일상적인 것이어야 한다
우리 음악이 더 이상 '특별한 것'이어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것이어야 한다.
최명호(대구음악교과모임.대구북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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