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U대회 그 이후(5·끝)-지역사회와 대학

성공리에 막을 내린 대구 하계U대회는 대회 개최의 의미뿐 아니라 향후 대구경북 지역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아갈 촉매 또는 모멘텀이란 측면에서 또다른 중요한 의미로 지역민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대회 폐막직후 어느 모임에서든 '포스트U'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저마다 지역사회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한마디씩 거드는 것만 봐도 U대회 이후 지역사회의 발전 방향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번 U대회는 출범 6개월을 맞은 노무현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중인 지역혁신과 지방분권, 산학연관(産學硏官)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 국가정책 및 발전 시스템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 식자층뿐 아니라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 변화의 필요성을 재확인시키고, 그 저변이 넓어지는 매개체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같은 변화 물결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기관이 바로 '대학'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대학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자리지킴의 차원이 아니라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산업체가 상호 긴밀히 협력해 지역의 연구역량을 결집시키고 이를 통한 신기술 확보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학이 지역사회 성장동력의 구심체로서 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이제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대학이 중심에 선 한방바이오육성사업 추진은 지역사회 발전에 대학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삼성경제연구소.대구한의대 컨소시엄에 발주한 한방산업육성 기본계획 용역이 현재 보건복지부를 거쳐 기획예산처에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상태. 전국 8개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안 중 대구경북 공동사업안이 유일하게 검토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이 공동계획안은 당초 대구시와 경북도가 국고지원하에 1조1천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대구시 수성구 성동에 40만평 규모의 한방바이오산업 단지 조성을 계획했지만 삼성경제연구소가 기본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10만평 부지에 사업비 2천700억원 규모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 비록 사업규모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다른 지자체의 사업안에 비해 신뢰도가 훨씬 높다고 기획예산처가 판단, 검토중이어서 사업 실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대구한의대 황병태 총장은 "한방바이오 육성산업은 향후 U대회 이후 대구.경북의 산업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 사업은 대학이 중심이 된 학.연.관 협력네트워크의 결정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까지 대구경북에 한방바이오밸리 클러스터한의약청, 한방임상센터(CTC), 한방BT관련 기업 및 연구소가 들어서고 외국기업 투자유치가 원활해지면 대구경북의 산업지형도가 크게 바뀌게 된다"면서 "연구역량을 결집해 지역사회 발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지역 대학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U대회 이후 지역 민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고 지역혁신 분위기로 반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결코 그 의미가 작지않다는 게 관계와 학계, 기업계 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북대 김영호 교수는 "U대회를 계기로 통합된 지역민의 힘과 민심을 경제와 산업쪽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부산시가 아시안게임으로 촉발된 시민적 통합 분위기를 협력네트워크화해 지역발전으로 연결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식주도형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전략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대학이 중심이 되고 산.민.관의 협력과 외국기업의 투자와 기술, 해외시장으로의 연결 등 국제요소를 결합하는 일이야말로 대구경북지역이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U대회의 파급 효과를 지역사회 변화와 발전이라는 '포스트U' 물결로 연결시키고 극대화시키기에는 아직도 지역대학과 지자체, 산업체의 전략과 시스템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신동수 영진전문대 산학협력단장은 "이번 U대회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성, 편협성을 극복하고 지역민들의 정서와 민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어느 기관이 되었든 이같은 분위기를 살려나가면서 지역경제 발전과 고도 산업화를 위한 포스트U 전략짜기에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지식주도형 사회에서는 지식생산의 중심지인 대학이 산업과 함께 지역민의 생활까지도 지식사회화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축적하고 결집해내는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구경북은 U대회를 계기로 이제 사회변화와 혁신의 분위기를 등에 업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사회통합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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