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공사+시행사' 신종 마케팅

대구지역 주택 건설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그만큼 관련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건설업계 종사자들까지도 "어느 건설사가 어디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하겠는가.

IMF 전만 해도 지역 주택건설사업체로는 청구.우방.보성.화성산업을 비롯 영남건설, 한라주택, 태왕, 서한, 대백건설 등 지역에 본사를 둔 연고기업들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그 파고를 넘지못해 굵직한 지역 건설업체들이 '줄도산'하면서 지역 건설시장은 크게 위축됐고, 아파트 신규분양은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다.

이후 외지의 대형건설업체들이 속속 진입, 대구에서 아파트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제는 건설도시의 안방을 송두리째 내준 격이 돼 버렸다.

또 IMF 이전에는 당연히 건설사 몫이었던 땅 매입이나 분양업무도 '시행사'라는 전문업체가 등장, 모두 빼앗아가버린 셈이 됐다.

현재 대구에서 스스로 최고의 건축기술로 고품격 마감자재를 쓴다면서 아파트 건설사업을 펼치고 있거나 준비중인 건설사는 줄잡아 20여개사, 시행사는 1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시행사의 경우 대부분이 영세한 나머지 땅 계약만 한 채 시공사(대형업체) 보증을 세운 뒤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으켜 사업을 하고 있다.

결국 요즘 시행사와 시공사가 별도인 아파트사업 형태는 그만큼 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꼴이 된다.

두 업체가 수익을 내려다보니 분양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분양가격도 문제지만 영세 시행사들이 난립하다보니 아파트 재건축을 노리고 있는 단독주택 지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시행사의 면면을 살펴보지 않고 무턱대고 재건축에 동의를 해줬으나 시행사가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수익금배분을 요구한 나머지 시공업체를 찾지못해 수년간 사업진척이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단독주택단지가 한두군데가 아닌 게 현실이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단독주택지 재건축은 거액의 금융비용부담이 있는 등으로 시공권을 가진 유명업체에 직접 재건축을 맡기는 것이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주요 건설사별 자체사업이나 도급사업 현장을 살펴보면 ▶화성산업=자체사업보다는 리스크가 적은 도급사업에 치중. 올 4월 수성구 만촌동 '파크 스위트'를 분양한데 이어 올 하반기 중 분양 및 시공착수 예정으로 시지지구(사월동) 41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등 100~400가구의 소규모 아파트건설 시공도급 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 황금주공과 송현주공.수성동아.시지한우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 대구.경북 내 10여개 단지 시공중. ▶한라주택=지난해 달서구 대곡동 '가우디움'과 북구 동천동(칠곡3지구) '네스빌'을 분양한 이후 올 하반기 사업을 탐색중. 부산 사하구 구평택지개발사업을 진행중(내년 하반기 3천여가구 분양예정). ▶영남건설=올 초 구미 봉곡지구 '네오빌 시티'를 분양한 데 이어 중구 대신동 단독주택지 재건축 사업에 착수할 예정. 달서구 본리동 무궁화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주. 부산 등 전국 5개 지구 주택공사아파트 건설에 참여. ▶태왕=외환위기를 거치면서도 200~3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잇따라 성공분양해 급성장. 지난해 수성구에서 최고가격으로 분양한 '아너스(황금동)'를 비롯 보성이 시공도중 부도내 사업권을 인수한 '효목주공' 재건축(태왕메트로시티) 등 10개 단지에서 아파트를 시공 중에 있고 최근 '화원리더스' 모델하우스 공개중. 포항(동지상고 터)에서도 아파트 공급 예정. 북구 복현동 '복현주공3단지' 아파트재건축 수주. ▶우방=법정관리 중으로 부도 이후 첫 사업(만촌동)을 준비중. ▶서한=올 3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 사업 1호'로 수성구 수성1가 단독주택지 재건축사업과 경산 옥산지구 아파트분양 및 건설사업을 계획. ▶동화주택=경산 백천지구 분양중. ▶국태건설=대구지역에서 학교 건물 등 관급공사, 경북지역에서 임대주택건설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대구지역 일반분양시장에 뛰어든 업체. 가창(모닝포유)에서 '초기 계약률 90%대' 분양성적을 얻은데 고무돼 수성구 황금동에 모델하우스 부지를 확보해두고 후속사업을 준비중. 주택공사가 발주한 가창의 국민임대주택 건설공사 시공중. ▶롯데건설=올 초 수성구 '메트로팔레스(만촌동)'를 준공. 달서구 '롯데캐슬 그랜드(용산동)' '롯데캐슬 레이크(도원동)'와 북구 침산동 '롯데캐슬 오페라' 등 3개 단지 아파트를 시공중. '황금주공''중리주공' 등 2개 단지 재건축사업수주. 연내 하양에서 400여가구 분양 예정. ▶한화건설=올 초 달서구 신당동에 '꿈에 그린'을 분양, '대박'을 터뜨린 데 고무돼 이달중 만촌동에 178가구 분양. 황금동에서도 준비중. ▶대우건설=지난 2001년 북구 '대우드림월드(칠성동)'를 시작으로 주상복합시장의 문을 열어 2002년 '명성드림월드(침산동)'를 분양했으며, 3번째 프로젝트로 두산동에 주상복합을 공급할 예정. '수성우방타운(황금동)'과 '신평리주공(평리동)'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 ▶삼성물산=최근 달서구 진천동에서 '래미안'을 분양, 높은 계약률 기록. 성당주공1, 2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 ▶포스코건설='the #'이란 브랜드로 대구에선 첫 분양사업에 나선다.

달서구 진천동과 유천동 등 두 곳에서 올 하반기중 신규분양. ▶코오롱건설=최근에 부지매입과 분양사업 등을 전담할 시행사(코오롱씨앤씨)를 설립했을 정도로 지역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진천동 '오투빌'을 시작으로 작년에 주상복합 '하늘채(범어동)'를 분양했으며, 다음달 북구 침산동 제일모직터에서 '하늘채'를 공급할 예정. '성당주공 3단지' 재건축사업 수주. ▶유림건설=부산에 발판을 둔 중견업체 유림이 대구지역 건설사업을 위해 만든 신생사로 추석 직후 수성구 범어동 '노르웨이숲'을 분양할 계획. 수성구와 중구 등지에 2, 3차사업도 준비해 두고 있다.

▶현대건설=동구 신천동 주상복합 분양중. ▶신성='복현주공 4단지' 재건축 수주. ▶대아건설=지난 6월 중구 대봉동 옛 대구상고부지 주상복합(샌트로팰리스)을 분양했으며 같은 부지 내 오피스텔 분양 준비중. ▶월드건설=수성구 만촌동과 동서변지구와 경산 백천지구에서 10월 동시분양을 준비중. ▶효성=수성구 매호동과 신매동 등 시지지구 2개 단지에서 소규모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 ▶대림산업=지난해 수성구 수성4가에서 'e편한 세상'을 분양한 데 이어 삼성물산과 함께 '성당주공 1,2단지' 재건축을 수준한 상태.

이밖에 LG건설과 한신공영, 대성산업, 동양메이저건설, SK건설, 건영 등도 제각기 지역사업 전개를 위해 발빠른 준비를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이 대구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며 "롯데건설.삼성물산.포스코건설.한화건설.코오롱건설 등이 경쟁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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