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케이팩스

정신병원에 갇힌 남자가 "나는 외계인이다.

지구에서 1천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왔다"고 말한다면 대부분 "병원에 오길 잘했다"고 대부분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이 석연찮다.

천문학자들에게 행성 지도를 그려주는데, 기가 막히게도 현재의 가설과 맞아떨어진다.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 케이팩스 얘기를 해주면서 병동의 환자들도 점점 그를 따르고 믿게 된다.

과연 그는 진짜 외계인일까?

마크(제프 브리지스)는 가족보다 환자가 우선인 정신과 의사. 어느 날 지구의 햇살이 눈부시다며 좀처럼 선글라스를 벗으려 하지 않는 환자 한 명이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프롯(케빈 스페이시). 처음에는 그가 그저 정신병 환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얘기를 나눌수록 점점 진짜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피어오른다.

기차역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과 함께 프롯이 관객 앞에 나타난다.

감독 이안 소프틀리는 그가 외계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바탕에 깔고 정신병동의 한 사나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틀은 통상 SF영화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현재 삭막해진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또 자폐아처럼 자신을 닫아놓고 사는 우리를 얘기한다.

짙은 휴먼드라마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래서 그가 외계인일까 아닐까라는 문제는 논외다.

그러나 관객은 마지막 암시까지 두 해답 사이를 오가며 유쾌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의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가 일품이다.

상영시간 120분. 12세 관람가.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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