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원전문기자 임재양의 중소병원진단

이공계가 위기라고 난리다.

이공계 살리기 대책이 잇따라 나오는 한편 의료계에 대한 비판도 쏟아진다.

비슷하게 공부를 했는데도 이공계를 선택하는 바람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감정적인 대응에서부터 상위권 학생들이 모두 의과대로 진학하는 바람에 국가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분석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공계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므로 해결이 쉽지는 않다.

의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행렬도 당분간은 줄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 우수인력들을 잘 교육시켜서 국가의 자원으로 이용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의학도 공학 못잖게 돈을 벌어 주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960년대 치열한 우주경쟁으로 다져진 기술을 바탕으로 90년대에는 첨단 컴퓨터 공학을 꽃피웠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렸다.

또 80년대에 연구 개발비의 13%를 의료에 쏟아 부었다.

액수로는 일본, 영국, 독일의 연구비를 합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21세기는 유전공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게놈 프로젝트는 엄청난 돈이 들어갔지만 이제 수십 배의 이익을 거둬 들일 일만 남았다.

신약 개발 또한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제약 회사 '화이자'의 경우를 보자. 지난 98년 나온 '비아그라'는 '화이자'를 돈방석 위에 올려놓았다.

97년 110억달러의 매출로 세계 7위의 제약기업에 머물렀던 이 회사는 98년에는 135억달러로 23%나 증가했고 99년에도 162억달러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뉴욕에 본사를 둔 '화이자'는 세계 80여개국에 지사가 있으며 총 종업원수가 5만명에 이른다.

참고로 현대자동차는 2002년 매출 20억 달러, 종업원 5만명 규모이다.

미국의 병원은 더 이상 먼 거리에 있지 않다.

중동의 부유층에게 인기있던 미국의 유명 병원인 '존스 홉킨스', '메이요', '엠디 앤드슨' 등을 소개하는 업체들이 국내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암과 같은 난치병의 경우 국내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환자 수는 99년 기준 1만 명, 진료비는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의료 산업으로 94년 한해 92억달러 매출에 42억달러의 흑자를 올렸다.

물류와 금융센터로 각광받던 싱가포르는 최근 전문화된 의료를 앞세워 아시아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번 '샴 쌍둥이 분리수술'도 이런 계획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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