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파로 분류됐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여러 사정으로 당 잔류를 선택,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과 자주 부딪히고 있다. 이라크 파병 문제를 논의한 1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서도 추 의원과 윤 장관은 거칠게 입씨름을 벌였다.
한때 작가 이문열씨와 논쟁에서 입심을 발휘한 바 있는 추 의원은 이날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윤 장관이 미국의 파병 요청을 '공식 요청'이라고 답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추 의원은 "미 행정부의 서명 문건도 없는 요청이 의사타진일 수도 있는데 정부가 '공식 요청'으로 받아들인 것은 지나친 굴종적 외교자세"라고 선공했다. 이에 윤 장관은 "미국측이 공식요청이라고 했다"며 "외교 관례중 하나"라고 맞받았다.
추 의원은 "장관이 공식 요청이라고 하니 얼굴이 화끈 거린다"며 "굴종이 아니라면 미국이 무례를 범한 것"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죘다. 다소 흥분한 윤 장관은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이 나를 만난 것도 굴종인가"라고 응수했고, 추 의원은 "지금 말장난하자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윤 장관도 만만찮게 "누가 할 일이 없어서 국회에 나와 말장난하겠느냐"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톤을 낮춘 추 의원이 파병 규모와 내용을 물었으나 윤 장관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퉁명스레 대답하자 추 의원은 "집에 돌아가서 공부하시라"고 면박을 줬고, 윤 장관은 이에 질세라 "공부 계속하고 있다"고 대꾸했다.
추 의원과 윤 장관은 노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단으로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등 가까웠으나 윤 장관이 입각하고 추 의원이 통외통위로 상임위를 옮겨 정부의 대북, 대미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주 대립해왔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설명)17일 오후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추미애 의원이 윤영관 외교부 장관에게 이라크 파병안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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