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학자 송두율씨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대한 국정원 조사결과를 반박했다.
이날 회견은 국정원 조사결과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어서 국정원과 송씨의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국 후보위원 여부=송씨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송씨가 북한 권력서열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인가 하는 것이다.
국정원은 송씨가 91년 5월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됐고 94년 7월 김일성 사망 때 독일주재 북한이익대표부 공작원이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위원에 선임된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씨는 "후보위원으로 선출되거나 활동한 적이 없으며 수락한 적도 없고,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나를 지칭하는 공식적인 문건이나 발언을 접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94년 김일성 장례식에서도 행사장 명패에 송두율로 돼있었으며 자신이 김철수로 지칭되고 있다는 것을 독일 국적을 취득(94년 7월)한 뒤에 알았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후보위원으로 선정했으며 사전에 그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김일성이 김철수라고 부르자 송씨가 '예'라고 대답하며 일어서는 것을 본 사람의 증언이 있고, 김정일의 처조카인 고 이한영씨가 송씨가 후보위원이라는 사실을 증언한 바도 있다"고 반박했다.
△노동당 입당=국정원 조사에는 송씨가 73년 북한에 입북해 2주간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한 것으로 돼있다.
국정원은 또 그의 입북은 당시 독일에 주재하던 북한 공작원에 포섭된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씨는 70년 당시 노동당 입당은 입북자가 거쳐야 하는 절차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73년 입북해 주체사상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일종의 불가피한 통과의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정원측은 노동당 가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절차로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은 과거 간첩사건에서 누차 확인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원금의 성격=국정원은 송씨가 91년부터 95년까지 매년 2만~3만달러씩 총 15만여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씨는 "북한으로부터 받은 돈은 92~94년 3년간 6만~7만달러와 73~91년 사이 7, 8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교통비로 받은 2만달러가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중 6만~7만달러는 80년 독일 오펜바흐시에 있던 한국학술연구원을 되살리기 위해 받은 연구지원금이라고 밝혔다.<
결국 연구비를 받은 기간이 3년이냐 5년이냐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며 송씨의 주장대로 받은 돈이 연구소를 살리기 위해 쓰였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충성서약서=국정원 조사 결과에는 송씨가 노동당 창건일, 북한정권 수립일 등에 '장군님의 만수무강을 빈다'는 충성맹세문을 10여차례 작성해 북한에 보낸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송씨는 "남한 사회에서 주고받는 축전이나 조의문처럼 극히 형식적인 내용을 담아 북한에 보냈다"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국정원 조사처럼 충성서약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정보위원들은 국정원이 공개한 전문 내용으로 보아 단순한 축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북한에 보낸 전문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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