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까닭없는 주부통증.."까닭 있다"

"산후 조리를 잘못해서…".

'허리가 아프다, 어깨가 결린다, 등이 당긴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주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멀쩡해도 허리나 등, 무릎의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적잖다.

과연 산후 조리를 잘못해서 아픈 것일까, 아니면 뼈에 이상이라도 있는 것일까. 병원에서 사진도 찍고 검사도 받아보지만 대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왜 까닭없이 아플까?

안재홍 닥터굿 재활의학과 원장은 "허리 통증을 달고 사는 남성도 많지만 여성이 더 많은 통증에 시달리는 것은 남성과 여성이 다른 신체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성의 골반은 남성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넓다.

남성에 비해 엉덩이 근육이 늘어나 있고 힘이 약하다

여성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것도 근육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걷거나 뛸 때 생기는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없게 되고 무릎에 손상이 생기기 쉽다.

게다가 임신중에는 체중이 늘어나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이 감당해야 할 충격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주부들은 임신과 출산 후 통증이 심해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임신과 출산으로 복부근육이 약해지고 늘어나면 골반이 앞으로 경사가 지게 된다.

그러면 허리쪽에 과도한 부담이 가고 오래 누워있거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게 된다.

또 다리를 한쪽으로 겹쳐 앉거나 꼬고 앉는 버릇은 골반을 비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수유와 집안일도 자세를 망친다.

수유와 반복되는 집안일도 나쁜 자세를 만들어 등과 허리, 어깨의 통증을 만든다.

아기를 안거나 수유할 때 목은 앞으로 숙이고 등과 어깨는 구부정하게 된다.

그러면 목 뒤쪽 근육은 긴장하게 되고 등 근육은 늘어나며 앞쪽 가슴쪽은 수축하게 된다.

집안일도 고개를 앞으로 숙이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등 한쪽으로 치우친 동작이 대부분이다

양치질, 세수, 머리감기는 물론이고 음식조리, 설거지, 청소, 빨래같은 집안일을 할 때도 고개를 숙여야 한다.

특히 이런 일들은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를 많이 취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머리가 앞쪽으로 빠져나오고 등은 뒤쪽으로 빠져나가 굽게 돼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다니게 된다.

앞쪽으로 빠진 머리를 잡기 위해 목 주변 근육은 항상 긴장돼 어깨와 목에 근육통이 생기며 등쪽의 근육은 늘어나 당긴다는 느낌이 생기게 된다.

◇바른 자세가 통증을 잡는다

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첫 걸음은 바른 자세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등과 어깨, 허리에 가는 긴장을 줄일 수 있다.

우선 바닥보다는 식탁에 앉아서 일하고 상체는 약간만 숙이고 허리는 곧추세워 아치 모양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깨보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잡으려고 팔을 뻗으면 등에 긴장감을 주므로 발판을 사용해 긴장을 줄여야 한다.

팔을 뻗은 채로 물건을 나르거나 아기를 안는 자세도 나쁘다.

무게가 나가는 것은 가슴에 가깝게 들어야 허리나 등쪽에 가는 긴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동차의 좌석에 아기를 놓을 때는 아기를 몸에 가까이 안아야 등이 손상되지 않는다.

다림질이나 야채 자르기, 빨래 개기, 양치질, 설거지 등을 할 때 낮은 작업대나 싱크대는 등과 허리에 과도한 긴장을 일으키므로 발판을 사용해 한쪽 발을 올리는 자세가 좋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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