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盧대통령 APEC회의 참석 결산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과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방콕일정을 마치고 22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해 나단 대통령이 주최한 이스타나궁에서의 '공식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외교와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지금까지의 외국방문 때와는 달리 신중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인과의 만찬간담회와 재태국 동포간담회 등 우리 국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재신임 국민투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언급을 피하지는 않으면서도 수위를 조절해 고민의 한 단면을 노출했다.

그러나 지난 19일의 경제인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재신임을 받겠다고 했을 때 정치권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숙연해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자기들은 모두 다 깨끗하다고 하고 전혀 그런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하는 그런 것을 보고 상당히 실망했다"고 말해 정치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21일 저녁 숙소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북핵과 재신임 등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걱정말라"는 말을 거듭하면서 '불안감'을 달랬다.

또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한국의 정치, 경제 모든 게 선거 한번 치르고 대통령 하나 바뀌는 것으로 흔들릴 만큼 허약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APEC정상회의는 물론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과 가진 개별정상회담에서도 노 대통령은 적잖은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체제안정을 처음으로 확약받는 성과를 얻은 노 대통령은 이날 폐막된 APEC정상회의에서도 의장성명을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한.러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SR과 TKR연결사업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남북한 및 러시아간의 철도장관회의를 제의하자 정부간 협의에 앞서 전문가 협의부터 시작하자고 역제의, 즉석에서 합의를 이루는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러정상회담에서는 또한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04년 러일전쟁 과정에서 '바리악'호가 인천 앞바다에서 피침됐을 때 한국인들이 선원들을 도와주고 장례도 치러준 사실을 소개하면서 "내년 2월 이와 관련된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협조를 요청했고, 노 대통령은 "계획을 전달해 주면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싱가포르서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사진설명)노무현대통령이 21일 오후 숙소인 방콕 쉐라톤 오키드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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