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구보(驅步)문화와 토끼문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대를 '구보문화'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구보문화라고 하는 것은 사각의 대형에 사람들을 가두고 일정한 방향으로 한명의 낙오 없이 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군사문화, 획일주의의 소산이다.

그는 한국의 절대 빈곤을 이러한 구보문화를 통해서 극복하였다.

여기에 저항하는 반대자의 생각은 일고의 가치도 없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빈곤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대중적인 심리를 새마을 운동을 통해서 실천적인 장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즉 지배 이데올로기가 투영되는 실천적인 장을 확보함으로써 국민들에게는 강력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개혁이론의 대가인 앨버트 로저스 교수는 새마을 운동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개혁이라고 지적하였다

구보문화의 반대의 개념으로 현재의 시기를 '토끼문화'로 정의하고자 한다.

토끼는 아무런 생각이 없이 오로지 먹기 위해서 톡톡 뛰기만 한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선거를 통해 자유롭게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요즘 신문과 TV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이유는 말만 무성하고 실천적인 장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재자 히틀러는 신문의 사진을 통해서, 대중의 열망에 따라 실천적인 장을 보여주는 선전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바지를 둥둥 걷고 농민들과 함께 모심기하고 막걸리를 같이 마시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었다.

비록 그것이 쇼라고 할지라도 국민들은 실천적인 모습을 보고 안도했다

적어도 국민은 외롭지는 않았다.

지금 공격적이고 현란한 말솜씨로 무장한 정치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외롭다.

누구도 우리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다는 절망감을 느낄 뿐이다.

정치인들은 그저 토끼처럼 밥그릇을 차지하려고 뛰기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미래에 대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 무엇이 있다면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우리는 참을 수 있다.

말만 현란한 거시적인 비전외에 나라의 지도자가 직접 없는 자를 위해서 집을 고치는 진실한 모습을, 소록도의 나환자의 손을 잡고 웃는 자상한 모습을 통해서 실천적인 장을 보여 주길 우린 바라고 있다.

이용환 경일대교수.사진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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