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농기계 사용설명서 난해

형님이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다.

가끔 동생인 나에게 전화해 농기계 용어를 물어보실 때 안타까움과 함께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농촌에 계신 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와 영어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학력수준을 무시하고 특히 나이 많은 농민뿐 아니라 농업계 학교를 졸업한 젊은 농민들조차도 사용설명서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이니 문제다.

예를 들어 그냥 마개라고 하면 될 말을 굳이 캡으로 표현하는 등 외국어나 한자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크랭크 축도 구동축으로 쓰면 된다.

더욱 황당한 표현은 겨울철 예열운전을 뜻하는 말로 난기운전이라고 쓰니 이건 거의 암호수준이다.

농민들은 이 말을 기상이 안 좋은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또 트랙터 작업시 앞, 뒤의 균형을 잡기 위한 균형추를 밸런스웨이트라고 쓰는 것도 그렇고 작업기의 하강속도조절을 '슬로리턴'이라는 어려운 영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농고까지 졸업한 젊은 사람들도 모르니 그외 노인과 부녀자들이 이런 말을 알 턱이 없다.

농기계 제작소에서는 농기계 사용설명서를 농민들 현실에 맞게 고쳐주길 바란다.

이영석(대구시 산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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