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병과 의사(7)-이충기 영남대병원 내과 교수

"면역을 증강시키는 식품이나 약품이 무조건 몸에 좋은 것이 아닙니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스 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오히려 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킵니다".

이충기(46) 영남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은 자기 자신의 조직을 외부 물질로 오인해 싸움을 벌여 병이 생기는 '면역과다'의 문제이며 이런 상태에서 면역증가제를 복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병의 원인을 면역체계의 이상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불과 20년 전부터이며, 이 때부터 류머티스 질환의 치료가 증상 치료에서 근원적 치료로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면역'이란 개념이 눈에 보이지 않는데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류머티스 질환을 설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내과는 다른 전문과와 달리 세부 전공에 따라 '소화기', '내분비', '순환기' 등의 '분과전문의 제도'가 있다.

'류머티스 분과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92년. 이 교수는 국내 류머티스 분과 전문의 '7호'이다.

지방에서는 선두주자인 셈이다

1983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90년부터 영남대병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95년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류머티스센터에서 연수를 했다.

그곳에서 골관절염의 원인을 연구했고 최신 치료법을 배웠다.

이 교수는 류머티스 환자의 자율신경계 변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의 하나로 지난해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류머티스 질환의 하나) 환자의 자율신경 장애'를 주제로 한 논문을 대한류머티스학회에 발표했다.

그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장 안타깝고 힘든 점은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환자의 자가진단과 치료'라고 했다.

"'관절염에 고양이를 삶아 먹으면 좋다'는 등의 불확실한 치료법에 의존해 치료시기를 놓친 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류머티스 질환은 조기(1, 2년)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데…".

이 교수는 현재 영남대병원 부원장과 대한내과학회 류머티스분과학회 수련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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