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는 일차적으로 '자기 표현'이다.
'그 사람 자신'이라는 정의도 있다.
시인 셸리는 '상상의 표현'이라고 했고, 워즈워드는 '강한 감정의 자연적 발로'라 했다.
공자는 '사무사(思無邪)'라 규정, 효용론에 무게 중심을 두기도 했다.
시에 대한 정의는 이 같이 다양해 그 역사는 바로 '오류의 역사'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시가 '운문'이라 불리듯이, 다른 모든 글들과 변별되는 요소는 운율, 즉 음악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는 '노래의 형식'이라는 풀이도 가능해진다.
오늘날 그 시가 죽어간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 가는 가운데 음악과의 만남을 통한 부활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의 날'인 지난 1일에도 시를 살리고 그 향기를 실어 나르려는 갖가지 행사들이 전국적으로 펼쳐졌지만, 이 겨울 초입에도 그 부드러운 '정서적 울림'들을 부각시키면서 많은 사람들 가까이 다가서려는 움직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단체협의회가 시도하는 시와 음악의 만남을 통한 일련의 행사들은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성모당에서 가진 대구가톨릭문인회 시화전.시낭송회에 이어 오늘 저녁 마련하는 가톨릭음악인협회의 창작 발표회(오후 7시30분, 성김대건성당)와 12일 저녁에 펼치는 '사제의 시에 의한 가곡의 밤'(오후 7시30분, 범물성당)이 바로 그 화제의 행사들이다.
이문희 대주교와 시인 이정우 신부의 시가 집중적으로 음악과 만나고 연주로 이어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범물성당과 대구예술가곡회, 대구 가톨릭음협과 문인회가 공동 주관하는 '사제에 시에 의한 가곡의 밤'은 이문희 대주교의 시 8편과 이정우 신부의 시 7편에 대구의 정상급 작곡가들이 곡을 붙인 창작가곡(성가 포함)들을 초연하는 무대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사제들의 시에 개신교 신자인 작곡가들이 곡을 붙이고, 두 종교 신자들인 성악가.피아니스트.색소폰 주자들이 함께 출연해 종교간의 길 트기와 화합을 도모한다는 뜻도 크다.
▲가톨릭음악인협회의 창작 발표회도 이문희 대주교, 이정우 신부의 시 등에 손상오 신부, 구명림 수녀, 작곡가 고승익씨 등이 곡을 붙인 창작곡들을 가톨릭 음악인들이 선보인다.
이 일련의 행사들은 가톨릭 사제들의 시를 중심으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시의 향기를 노래에 실어 '대승적'으로 펼쳐낸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증폭된다.
대구는 그간 오랜 경기불황에다 지하철 참사 등으로 상처가 크고, 여전히 우울한 터널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바라옵건데 이들 시에 의한 음악회들이 가난한 영혼에 따스하고 환한 불 밝히기가 되기를….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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