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회장이 17일 "현
대엘리베이터를 국민기업화 하겠다"고 전격 결정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현 회장이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그룹 인수 방침에 맞서
'국민기업화'라는 '초강경 카드'로 응수함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현 회
장과 정 명예회장간 분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공시를 통해 "기존 발행주식(561만주)에 대해 증자율 17
8%로 1천만주의 국민주(발행가액 4만2천700원, 할인율 30%)를 공모하기로 했다"며 "
증자를 통해 자본금은 281억원에서 781억원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 공모는 다음달 1-2일 이뤄진다.
현정은 회장은 이날 서울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서울사무소에서 이사회에 이어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강명구 현대택배 회장,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 등 그룹 5개 계열사 사장단 긴급회의를 소집,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현 회장은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공모를 결의하면서-선진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현대그룹'이라는 글을 통해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주회사로 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사업다각화 ▲계열사 경영활성화를 통해 현대그룹의 정통성
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그룹 재도약의 발판을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특히 "이번 국민주 공모로 대주주의 전횡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겠다"
며 정 명예회장에 대한 견제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현대그룹이 모범적인 기업지배구
조를 갖춰 국민 신인도를 높이고 국내외 모든 주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선진
국민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대그룹이 타 그룹에 편입돼 사라지는 것은 한국경제의 근대화를
이끌어온 국내 대표그룹이 한국 경제사에서 소멸되는 엄청난 사건"이라며 "국민의
피땀으로 일궈온 현대그룹이 사라지지 않도록 현대그룹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
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한반도의 평화구
축과 민족경제의 공동번영을 위해 불요불급한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사업 등 다
양한 남북경협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측의 이번 전격 결정은 현재로서는 추가 지분매입 여력이 많지 않은 만
큼 그룹 계승의 정당성과 명분을 내세워 국민기업화 함으로써 정 명예회장측의 무혈
점령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방어책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현 회장측은 1인당 국민주 최득 한도를 200주로 제한하는 한편 전체
발행분중 20%는 우리사주 조합원에 우선 배정토록 함으로써 정 명예회장측의 국민주
매입 가능성에 대한 제동장치를 마련했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정 명예회장과 KCC측의 엘리베이터에 대한 지분율은 현
31.25%에서 20% 미만으로 낮아지게 된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국민주 발행을 통해 소액주주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특정인의 독단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국민주 발행은 대북사업 등 현대그룹
의 정통성 계승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조만간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며 "엘리베이터측의 이
사회 의결내용에 법적 문제는 없는지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 회장은 18일 그룹 사장단과 함께 하남 창우리 고 정몽헌 회장의 묘역을
찾는데 이어 19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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