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대구FC는 과연 마케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언제쯤 독자적인 생존 능력을 갖춘 흑자 구단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대구시는 축구단 창단을 준비하면서 창단 3년 이후 흑자운영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다.
유럽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같은 시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흑자 구단이 가능한 것처럼 소개했다.
그런데 한 시즌이 끝난 현 시점에서 대구FC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
18일 구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FC 이대섭 단장은 탄식조의 말을 내뱉었다.
"스포츠마케팅요. 환상입니다.
돈 버는 방법이 있으면 좀 가르쳐 주십시요". 방송기자 출신의 이 단장은 '황금알을 낳는 축구산업'이란 환상에서 빨리 깨어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창섭(대전 시티즌 시민발전협의회의 운영위원.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충남대 교수는 "현재와 같은 국내 축구 풍토 속에서는 대구나 대전 모두 시민구단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시가 축구단의 운영 주체가 될 수 없는 국내 실정법상 시의 축구단 편법 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구단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대구FC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대구시와 시민들이 축구단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길 밖에 없다.
창단을 주도한 대구시는 축구단이 상당한 흑자를 낼 때까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지원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시민들은 축구팬이든 아니든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장을 찾는 의무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외면할 경우 축구단이 지는 경제적 부담(적자)은 그대로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이 단장은 대구FC가 자리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2가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시의 공용시설을 이용할 광고사업과 연간 회원권 판매(시즌 티켓)를 통한 팬 확보 방안이다.
시에서 매년 40~50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광고 사업권을 마련해 주면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 7만명 수용이 가능한 대구월드컵경기장의 장점을 살려 내년 시즌 연간 회원권을 10만장 정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구단은 연간 회원권 가격을 어른 8~10만원, 학생 4~5만원으로 잡고 있다.
사실 올 시즌 구단 프런트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암담함 그 자체였다.
시의 관료적인 자세와 상공회의소의 장삿속 태도에 프런트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결제 한도 때문에 직원은 단장에게 단장은 대표이사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시즌 내내 직원들은 서류 정리에 매달려야 할 판이었다.
프런트 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당초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했지만 하나같이 '낙하산'성격으로 채용된 탓에 처음부터 큰 능력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단장 등 프런트 개개인이 능력을 떠나 대구FC의 살 길을 꾸준히 찾고 있다는 것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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