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영 '도요타'를 배운다(2)-연간 R&D 6조원 '50년 無적자'

일본의 대표적 시사월간지 '중앙공론'은 12월호에서 도요타 자동차가 일본 경제를 구한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가 도요타 모델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다는 것.

카이젠 학습의 진원지 도요타는 실제로 '대단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50년간 단 한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을 만큼 '고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도요타는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앞으로가 더 밝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 증대를 통한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로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의 경이적 성적표

도요타의 최근 성적표를 보면 중앙공론이 제기한 '도요타를 통한 일본의 새로운 부흥 기대'가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경제가 최근 10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로 기업들마다 심각한 생산.판매 부진을 겪고 있지만 도요타만은 '승승장구'를 계속해온 것.

도요타의 1995년 이후 실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일본내 생산 및 수출, 해외생산 부문은 감소세를 모르는 상승 곡선이다.

장기 불황에 빠진 대다수 일본 기업과 대조를 보이는 대목. 일본은 지난 2000년 GDP성장률이 1.1%, 2001년 -2.5%, 지난해에도 -0.7%를 기록하는 등 뒷걸음질 치는 기업이 대다수.

도요타의 수출 경우, 1995년 120만2천대를 기록한 이후 2000년 170만6천대, 지난해엔 181만7천대를 나타내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생산 신장세를 나타내는 그래프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첫 해외생산을 시작했던 1985년 13만6천대로 출발, 지난해엔 215만1천대까지 올라갔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중국 등 26개국에 45개 생산공장을 설립, 글로벌 체제를 확고히 굳혀가고 있다.

일본내 생산도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1990년대 초반 잠시 하락세를 보였으나 1995년 317만1천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신장, 지난해엔 348만5천대까지 올라갔다.

일본 경제의 버블이 무너진 1990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내 판매 그래프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내와 해외에서의 생산 증대 및 수출신장세에 힘입어 도요타는 지난 2000년 15.8%의 성장률을 나타낸 이후 2001년 30.7%, 지난해엔 53.4%를 기록하는 등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도요타는 판매고를 예측, 올해 670만대를 생산할 계획을 잡고 있으며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넘버3'인 세계자동차 업계에서의 순위를 한단계 뛰어넘을 태세다.

지금 2위는 포드(1위는 GM). 포드는 지난해 672만9천대를 생산했으며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가 곧 포드를 추월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멀리서 볼 것도 아니다.

도요타는 렉서스 브랜드를 통해 지난달 1개월 동안 한국에서 505대를 팔아 BMW를 제치고 외제차 판매 1위에 올라섰다.

한국시장 상륙 2년 만의 일이다

◇상품 경쟁력도 최고

도요타가 지난 2월 젊은층 고객을 겨냥, 출시한 전지.휘발유 동시사용 형태의 승용차 '프리우스'는 일본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주문이 밀려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

이 차는 발진과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를 사용해 굴러가고 시속 40㎞가 넘으면 휘발유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연비도 놀라울 정도로 휘발유 1ℓ만 넣으면 35.5㎞를 갈 수 있다.

도쿄시내를 순환하는 지하철 노선인 산수선 연장이 34.5㎞인 만큼 이 차를 타면 휘발유 1ℓ로 도쿄 시내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셈.

가격은 2천500만원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 저속에서 충전을 통한 전기모터가 사용되는 만큼 배출가스 절감도 탁월하며 따로 충전할 필요없이 변속과정과 속도를 증가시키는 힘을 통해 자동으로 충전, 전지 차량의 불편을 덜었다고 도요타는 자랑하고 있다.

1966년 출시된 도요타의 스테디셀러 모델 코롤라는 지난해까지 100만대나 팔렸다.

단일 차종 판매량으로서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

이처럼 도요타가 만든 자동차는 튼튼하고 오래 탈 수 있는 차로 정평이 나 있다.

도쿄시내에서 25년 된 도요타 차가 목격되고 있으며 이는 애프터서비스가 확실한 탓. 또 연간 6천억엔이란 거액을 연구개발부문에 투자할 만큼 '기술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도요타는 매출액의 7%를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었다.

당연히 일본 국내에서도 부동의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도요타는 닛산자동차보다 3년이나 늦게 창업한 후발주자지만 일본 자동차 전체 시장(660cc미만차 제외)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도요타가 42.4%로 2위인 닛산자동차(19%)와 2배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다.

660cc미만의 경승용차를 포함한 판매실적에서도 2위인 혼다를 2배나 앞서 있다.

도쿄시내에서 만난 택시 기사 야마나카씨는 "도요타 차는 오래 타는 차로 소문이 나 있다"며 "승차감도 좋아 운전을 오래 한 사람이면 누구나 탐내는 차"라고 했다.

도쿄.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 도요타는 연구개발비 투자 증대를 통해 끊임없는 신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본사직원들이 입체영상화된 화상을 통해 거래선이나 해외 하청업체의 직원들과 화상회의 형식으로 검토회를 열고 있다. 박순국 기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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