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신의와 믿음

중국 고사에 걸견폐요(桀犬吠堯)라는 말이 있다.

'걸주(桀紂)같이 포학한 인간이 기르는 개가 요(堯)와 같은 성군(聖君)을 보고도 짖어댄다'는 뜻이다.

개(犬)와 관련된 얘기는 많다.

몇 해 전 러시아에서는 개로 인하여 어처구니없는 참극이 발생했는데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어느 날 아침 난데없는 폭음과 함께 40대의 정치인이 생명을 잃었다.

이 정치인은 자신이 키우던 개와 공원을 산책하는 도중에 젊은이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싸움이 격해지자 이성을 잃은 정치인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군용 수류탄을 꺼내 젊은이들에게 던졌단다.

기막히는 일은 이때 일어났다.

이 놈의 개가 땅에 떨어진 수류탄을 얼른 물고 다시 주인에게 갖다 바쳐버린 것이다.

어찌 개한테 분별력을 기대할 수 있었겠나만, 즉시 수류탄은 터져 개는 즉사하고 정치인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사망했다고 한다.

인간의 영악함이 빚어낸 비극이지만 배신을 밥먹듯 하는 인간들에 비하면 오히려 개의 충성심만은 높이 살 만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충성이 무조건 맹목적이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신의와 믿음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원래 충성이란 신념에 따라 자신을 바치고 지조를 굽히지 않는 것을 말함이다.

충성에는 작게는 개인에서부터 나아가서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나라에 대한 충성심은 어디에서 나올까. '정부는 주권을 가진 고유한 영토에서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철저히 지켜주면 된다' 그래야만 국가를 위한 단결력과 긍지를 바탕으로 순국열사와 의사가 줄을 이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의 위정자들은 자기 백성은 돌보지 않고 이전투구에만 골몰하니 이를 일컬어 시골 마당에 키우는 뭐만도 못하다 했던가. 남자는 자기를 진정 알아주는 자를 위하여 죽을 줄 알고, 여자는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헌신한다 했다.

나의 국가 나의 주군은 어디에 있는가…. 남학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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