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그룹 경영권 분규 법정공방으로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KCC측의 가처분신청에 이어 현

대엘리베이터도 KCC측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 법적 대응으로 응수하고 나섰다.

현정은 회장측이 법적 대응으로 맞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주식 매매 취

소 및 주식반환 청구 소송 제기 등 추가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미 법정공방으로 비화된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KCC측이 경영권 방어를 가장, 엘리베이터에 자사주 매

각을 강요했다"며 KCC측의 지분매입 과정의 부당성을 부각, 향후 유상증자 관련 가

처분 신청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해 나간다는 복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CC의 자회사인 금강종합건설[021320]이 지난 8월13일 매입한

자사주 8만주(액면가 5천원)에 대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무법인 율촌

을 통해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2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번 가처분 신청은 KCC측이 해당 자사주 매입분을 제3자에게

매각, 권리를 계속 행사하는 사태를 막기위한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 엘리베이터측

은 조만간 본안 소송인 주식매매 취소 및 주식반환 청구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청서에서 "KCC측이 지난 8월 엘리베이터측의 자사주를 매입

한 목적이 당초 내세운 경영권 방어가 아닌 경영권 행사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 지분의 효력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외국자본이 몰려들자 KCC측이 안정적

우호세력을 자처, 자사주 매각을 권유했다"며 "당시 엘리베이터 경영진은 자사주 양

도보다는 장내 매입을 원했으나 KCC측은 주가상승 우려 등을 들며 빨리 자사주를 매

각하지 않으면 그 결과에 대해 모두 책임지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금강종합건설이 매입한 자사주에 대해 매

매, 양도, 질권 설정, 이익배당금 지급청구, 기타 일절의 처분 금지 및 주권의 점유

를 풀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위임하는 집행관이 보관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8월 13일 KCC측의 요구로 자사주 43만주(7.67%)를 금강

종합건설(8만주), 현대시멘트(3만주), 한국프랜지(12만주), 울산화학(4만주), 현대

지네트(8만주), 현대백화점 H&S(8만주) 등 범현대가 6개 계열사에게 모두 넘겼다.

당시 KCC와 현대종합건설,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범현대가 9개 계열사는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장내매입과 장외매입(자사주)을 통해 총 16.2%를 사들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나머지 범현대가 지분에 대해서는 KCC측 우호지분이라는 점

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가처분 신청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엘리베이터측은 KCC측이 뮤추얼펀드(7.81%)와 사모펀드(12.82%)

를 통해 사들인 엘리베이터 지분 20.63%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금감원에게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추가대응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당시 자사주 양도를 요구한 것은 GMO펀드가 계속 주식

을 사들여 시장에서 살 물량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

것일 뿐"이라며 "이번 가처분 신청의 적법성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

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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