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빙 31번 국도 '죽음의 도로'

12일 오전 경북 동해안 지역에 서리가 내리면서 얼어붙은 31번 국도의 노면 상황을 미처 알지 못한 차량들이 미끄러지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불과 3시간여만에 4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포항과 구룡포를 잇는 31번 국도는 4차로로 평소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차량들이 과속을 일삼는 구간인데다 고갯길 구간에 돌풍 현상이 잦고 그늘진 곳이 많아 겨울철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결빙하는 곳이다.

이날 오전 9시쯤 포항시 동해면 국도31호선 휘날재 고개에서 포항시내쪽으로 달리던 1t트럭이 미끄러지면서 마주오던 산타페 승용차와 충돌, 트럭운전자 김모(62.포항시 대보면)씨와 산타페 승용차 탑승자 김모(81.여)씨 등 2명이 숨졌다.

앞서 오전 7시쯤에도 국도31호선 동해면 약전리 구간 도로에서 구룡포쪽으로 달리던 1t트럭이 미끄러지면서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티코 승용차와 충돌, 티코 승용차 운전자 서모(50.포항시 장기면)씨가 숨졌다.

또 오전 6시20분쯤 31번 국도 구룡포읍 옛 동남주유소 앞길에서 봉고 승합차와 베르나 승용차 등 차량 3대가 미끄러지면서 잇따라 추돌, 베르나 승용차 운전자 김모(29.포항시 구룡포읍)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이모(66)씨 등 2명이 다쳤다.

구룡포 주민들은 기상상황으로 미뤄 이 같은 사고가 충분히 예견됐으나 포항국도유지사무소측이 결빙구간에 대한 모래 뿌리기 등 도로관리 작업을 소홀히 해 사고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포항국도유지사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새벽에 서리가 내려 도로가 결빙된 사실을 직원들이 미처 알지 못했다"면서 "관할 지역은 넓은 반면 인력은 부족해 일일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비가 내린데다 밤새 지면 온도가 영하 3.7℃까지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얼었으나 운전자들이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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