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면서 삶은 따뜻하며 소중한 존재란 것을 새삼 느꼈고, 삶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1991년 매일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문숙(49.여) 시인이 두 번째 시집 '탁자 위의 사막'(문학세계사)을 펴냈다.
첫 번째 시집 '잠그는 것들의 방향은?'을 1995년에 발표한 이후 9년 만에 새 시집을 내놓았다
시집의 첫머리에 실린 "지금도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산다는 건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란 시인의 말처럼 이번 시집에는 암과 싸우면서 시시각각 마주치는 삶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삶을 관조하는 시인의 감성이 올올이 녹아들어 있다.
"의사들이 본 암세포는, 황홀하게/ 붉은 꽃처럼 예쁘다고 한다.
/ 꽃대도 설레임도 없는 꽃을/ 목에 꽂고 있는 나도, / 창가의 작은 화분이 되고 싶다.
/ 누군가 그윽히 바라보아 주었으면 좋겠다"('꽃들' 중). 4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강 시인은 "지금도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감기가 떠나지 않고 폐, 심장, 신장 등이 나빠 약을 달고 산다"고 털어놨다.
"이젠 이력서 쓸 일은 없을 테고 인터넷 공짜 응모 사이트 회원 가입 때나 취미 항목에 '병과 놀다'라고 써넣을까, 생각 중이다.
나는 지금 병(甁)과 놀고 있는 것일까, 병(病)과 놀고 있는 걸까. 문득, 내 속에서 무언가 알약처럼 쏟아진다"('병과 놀다' 중). 병마의 고통을 삶 속에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시인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병마와 싸우는 것이 고통스런 일이지만 '절망 속에서의 희망 길어 올리기'란 말처럼 삶에 대한 의지를 가슴에 깊게 되새기게 됐습니다". 강 시인은 이제는 따뜻하고 맑은 시를 쓰고 싶다며 다시 한번 삶의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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