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동해안에 쾌적한 기술산업타운을

최근 원자력전문가를 포함하여 63명의 서울대 교수들은 "원전수거물시설이 주민안전에 전혀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과학적 확신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관악산 지하에 설치하자는 뜻을 소속대학 총장에 건의한바 있었다.

이에 본인은 서울대 교수들의 "안전에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해서 동해안에 원전수거물시설을 수용하는 쾌적한 기술산업타운 건설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술산업타운에 포함되어야 하는 시설과 기관은 원자력안전연구원(분원), 원자력에 관련된 첨단산업, 특성화된 미니기술대학(기존 종합대학의 부설), 활동 여력이 있는 국내.외 퇴직과학기술자를 위한 국제과학촌, 현대화된 초등 및 중.고등학교, 원전관련 사업주체의 본사, 입주기관 요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동주택, 그리고 종합병원(분원)을 비롯한 각종 후생복지 시설과 각종 지원기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산업타운 건설에 소요되는 재원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원전수거물시설 유치와 관련하여 제시했던 재원과 예산을 총합하고 부족분은 입주를 희망하는 사업주체들이 일정비율로 부담하며, 이에 앞서 정부가 기본적 인프라 투자를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들이 안전을 신뢰할 수 있도록 건설순위에 있어 원전수거물시설을 맨 마지막 단계에서 건설할 것을 기본조건으로 하고 국제과학촌은 해외교포 과학자를 포함하여 국내.외 원로과학기술자들이 선호하는 내용과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1992년도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면서 외국의 우수한 대학과 연구소에 있는 원로과학기술자를 활용하고 신진과학자 양성에 필요한 재원을 함께 해결하고자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를 염두에 둔 국제과학촌(Science Village) 건설에 관한 타당성 조사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경북 동해안의 어느 한 지역이 국제과학촌 건설 후보지 5개 중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되었으며, 그 주된 이유는 적정한 산학협동 여건과 쾌적한 자연환경 및 세계적 문화관광자원이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곳에 입주하는 원로과학기술자 들에게는 국내에서 관련되는 대학과 연구소 및 기업에서 강의와 연구 및 자문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면 그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타운에 설치되는 기술대학은 저렴한 비용으로도 훌륭한 교수를 확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원전 관련사업의 주체 및 지역주민들은 이와 같은 기술산업타운 건설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고, 타당성이 인정되면 국가발전과 지역개발 및 주민복지를 위해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의 적지라고 생각했던 몇몇 자치단체들이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차원에서 각자가 희망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평가하여 선정함으로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동해안 지역은 현재 가장 많은 수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에 있거나 건설계획이 확정되어 있고, 또한 전력발전 측면에서 볼 때 원전수거물이 가장 먼저 처리되어야 하는 발전소가 있는 지역이다.

만약 서해 위도에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건설된다면 운송통로는 육지든 바다든 동해안 지역에서 서해 위도로 운송되어야 할 것이고, 이 때 지역주민과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운송과정에서의 방사능 물질 발생을 염려해서 물리적 행동을 하지않으리라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해안에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포함한 쾌적한 기술산업타운이 건설된다면 당초 정부가 지역적 인센티브로 제시했던 양자가속기 사업도 대구경북지역에 앞으로 새로이 확충되는 연구능력(DKIST 설립 등)과 보완되는 교통 인프라(고속철도, 고속도로, 대구.포항.울진공항 등) 들과 연계되어서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우수한 관광자원이 많음에도 서해안과 남해안 및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비하여 크게 낙후된 관광산업도 대구와 경주, 그리고 포항으로 이어지는 우수한 문화.산업.자연 관광벨트를 형성하게 되며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부문도 청정브랜드를 기치로 미래를 위한 번영의 씨앗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목희 영남대 객원교수.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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