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TA 비준에 '背水의 陣'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이 마침내 발벗고 나섰다.

지금 정국은 극한 대치 상황이지만 국가의 신뢰가 걸린 외교 통상현안을 팽개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원내 다수당인 야당의 FTA 불가피론은 오는 9일 국회 통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일 "FTA 비준안은 농촌 의원들이 의사표현을 할 만큼 했고,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미흡하지만 정부도 정성을 들여 챙겼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에는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이번에는 그 당위성을 철저하게 행동으로 대변해주기를 기대한다.

또 한번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배수의 진'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한-칠레 FTA 비준 연기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미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 등은 칠레 시장을 잃고 있어 대 칠레 무역 적자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여론도 만만찮다.

경제관련 대학교수 400여명은 지난달 '경제 시국선언'을 통해 국회에 한-칠레 FTA 비준 등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고, '농업을 사랑하는 농학계 대학 교수모임'도 "FTA는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피하기 어려운 데도 국회는 비준 동의안에 대해 적절한 대책이나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논쟁으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미 칠레 상원은 지난달 22일 비준동의안을 전격 처리, 한국의 국가신뢰도를 국제사회의 도마에 올려놓았으며 인근 멕시코조차 올들어 FTA를 맺지 않은 나라에서 수입하는 타이어에 부과하는 관세를 23%에서 평균 50%로 대폭 인상, 한국산 타이어 수입 주문이 전량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회는 볼썽 사납게 경호권을 발동하면서까지 FTA를 통과시키는 촌극을 빚지 말고 순리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설사 표를 잃더라도 대의를 좇는 '정치적 역량'을 국민은 보고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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