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독상 '사마리아'는 어떤 영화인가

제54회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사마리아'

(제작 김기덕 필름, 투자·배급 쇼이스트)는 여고생의 원조교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

. 영화는 원조 교제하던 친구의 죽음 이후 몸을 팔게 된 여고생 여진과 아버지가 나

누는 화해와 용서를 그리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이 영화는 김 감독의 전작들처럼 격렬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현지에서도 환호와 악평은 공존했다. 영

화제 주변에서 발행하는 데일리에서는 별 한 개에서 세 개까지 평이 엇갈렸으며 수

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야유와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남자들과 원조교제하면서 이들을 정화시켜나간다는 설정이나 아버지가 딸의 원

조교제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은 김 감독의 전작들을 좋아하지 않는 팬들을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부터 시작된 김 감독의 종교적인 경향의 연장

선에 있으며 복수를 그리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고 있다는 점은 감독의

지지자들에게 호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는 제작이 완성되기도 전부터 여러가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5억원이

라는 초저예산과 보름간 11회 촬영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 원조교제라는 민감한 소

재, 여기에 수녀님의 옷을 입은 반라의 여배우를 담고 있는 포스터까지 다양한 화제

를 몰고 다녔다.

신인 연기자 곽지민과 서민정이 출연하며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이얼이 아버지

역을 맡았으며 국내에서는 3월 12일 개봉한다.

여고생 여진(곽지민)과 재영(서민정)은 유럽 여행을 갈 돈을 모으기 위해 채팅

에서 만난 남자들과 원조교제를 한다. 여진이 채팅을 하고 전화를 걸어 남자들과 접

촉하면 재영이 모텔에서 원조교제를 하는 식. 원조교제가 이뤄지는 동안 여진은 모

텔 밖에서 재영을 기다린다.

"인도에 '바수밀다'라는 창녀가 있었어. 그런데 그 창녀랑 잠만 자고 나면 남자

들이 모두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된데… 날 바수밀다라고 불러줄래?"

원조교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재영은 남자들과의 만남과 섹스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재영이 이해가 가지 않는 여진. 재영을 만나는 남자들은 원조교제를

하는 불결하고 더러운 존재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재영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원조교제중 들이닥친 경찰을 피해

창문으로 뛰어내리던 재영은 여진이 보는 앞에서 목숨을 잃는다.

재영이 죽고 혼자 남은 여진. 이젠 재영을 위로하기 위해 스스로 수첩에 적혀

있는 남자들을 찾아 나선다. 원조교제를 시작하는 여진. 한명한명 남자들을 만나면

서 여진은 재영이 전에 받았던 돈을 차례로 돌려주고 자신과 관계를 맺은 남자들을

정화시킨다.

한편 사건 현장에 나갔다가 우연히 옆 모텔을 보게 된 형사 영기(이얼)는 자신

의 딸인 여진이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여진을 미행하

는 영기는 그녀와 관계를 맺는 남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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