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시골집 뒷산은 밤나무 숲이다

다람쥐 따라 누나랑 올라갔다가

투둑, 앞다투어 떨어지는 알밤.

앞 섶 가득 주워 모았다.

이놈들! 호통소리에 놀라

모두 던지고 달아났었지.

이웃집 호랑이 할아버지네 밭이란다

돌아오는 마을 앞 정거장

알밤 가득한 검은 비닐 봉투

호랑이 할아버지가 쑥 내밀었다.

-최효순 '알밤'

도시에 살다가 시골에 가면 참 모호한 부분이 많다.

길을 물어보면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는데 아무리 가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경계점도 마찬가지다 그저 시골사람들의 눈대중으로 그어놓은 선을 도시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도 그네들은 아무런 불편없이 살아가고 있으니 숫자와 선에 너무 민감한 우리들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이 시는 어린시절 시골 할아버지 집에 놀러 갔다가 일어난 일을 적었다 시골의 인심까지 아주 따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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