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은 저리 가라, '아름다운 남자' 나가신다!
요즘 인기있는 남성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미소년 같은 '꽃미남'이 아니다.
남성적이면서도 여성성을 지니고 부드러운 멋을 연출할 줄 아는 남자. 외모뿐만 아니라 여성 친화적인 마음까지 예쁜 '아름다운 남자'가 뜨고 있다.
유대성(30) 대구은행 본점 개인영업기획팀 대리는 스스로 '아름다운 남자'임을 자부하고 있다.
직장생활 10년째인 그는 은행 창구 직원들의 표정, 자세, 인사 예절교육 등을 맡고 있는 친절교육요원. 지난달 정기인사로 이 일을 맡게 된 신참이지만 남자 직원의 표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옷차림은 물론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나름대로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다른 직장인에 비해 패션 감각이 높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잖아요".
주5일제가 시작된 이후 그의 옷차림은 요일별로 차별화돼 있다.
직장에 출근하는 월∼금요일에는 정장 차림이 기본이다.
요즘 유행하는 스트라이프 정장을 선호하는 그는 매일같이 넥타이를 바꿔 맨다.
똑같은 정장을 입더라도 셔츠와 넥타이가 달라지면 다른 옷을 입은 것처럼 분위기가 새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수트가 검은색인데 넥타이가 노란색이면 너무 튀어 어색해 보일 수 있습니다.
패션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수트 색상과 같은 톤의 넥타이를 매면 무난합니다".
그는 아내 정혜정(30)씨와 함께 옷을 사러 가도 넥타이는 직접 고른다.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선호하는 그는 와이셔츠 색상은 밝게 입는 편. 정장이 일복이다 보니 할인매장에서 5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해 계절별로 2, 3벌씩 갈아입는다고 한다.
토, 일요일 휴일이 되면 그의 옷차림은 완전히 달라진다.
예식장이나 예의를 갖춰야 할 모임에 나갈 일이 생기면 출근복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의 캐주얼 정장으로 갈아입는다.
나들이를 갈 때는 아내와 캐주얼 차림으로 커플룩을 연출한다.
편안한 청바지나 면바지에 셔츠, 스웨터, 카디건 차림 등으로 부부가 분위기를 맞추는 걸 좋아한다.
아내에 대한 그의 마음씀씀이는 '아름다운 남자'로서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그는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토요일을 아내에게 '봉사'하는 날로 정했다.
한미은행 성서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내와 1년 이상 주말부부로 지내기도 한 그는 토요일이면 조조 할인영화도 보고 시내의 맛있는 스테이크 식당에서 외식을 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함께 스키를 타고 경주, 성주 등 대구 근교로 바람을 쐬러 자주 나간다
3형제 중 막내로 자라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요리하는 걸 관심있게 지켜본 그는 음식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샌드위치, 토스트, 떡볶이, 찬밥으로 만드는 누룽지 숭늉, 김치볶음밥 등을 직접 만들어 아내에게 대령한다.
주중에도 출근 준비로 바쁜 아내를 위해 아내가 전날 밤에 미리 준비해둔 음식을 아침에 차리는 건 그의 몫이다.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가장으로서 아내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 집안 일을 많이 도우려고 합니다".
그는 주말에 직접 요리하고 청소하는 일들이 아내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자청해서 하는 일이라며 웃음짓는다.
무료 급식 등 대구은행 지역 봉사 모임에도 한달에 한번씩 참가하는 그는 일요일이면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한다.
금융상담사 자격증과 사내 승격시험 공부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는 푹 쉰다.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TV를 보며 십자수를 놓는 아내에게 눈길도 주면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일요일 오후를 잘 쉬어줘야 월요일 출근해 일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기본 예절을 지키는 건 서비스맨의 기본입니다.
옷차림과 건강은 자기 관리의 표본이지요".
TV를 보다가 건강체조가 나오면 아내와 손을 맞잡고 운동한다고 부산을 떨기도 하는 그는 일과 가정에 충실한 '아름다운 남자'가 될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사진 : 월요일 아침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는 유대성씨. 요즘 유행인 스트라이프 수트와 넥타이를 즐겨 착용한다. 사진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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