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메라는 필수...나는야 디카족"

'디카를 통해 세상을 봅니다'.

회사원 이정찬(32)씨는 일요일만 되면 자연풍광이 좋은 곳이나 사람이 몰리는 곳으로 바쁘게 돌아다닌다.

이때마다 이씨의 손엔 디지털 카메라(디카)가 들려있다.

공휴일에도 집에서 할일 없이 시간을 보내던 이씨가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은 바로 이 디지털 카메라 때문. 지난해 디카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출사를 나가게 된 것이다.

동호회 활동 이후 이씨는 따로 시간을 내 여행을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해부터 출사를 위해 비슬산, 창녕 우포늪, 경주 일대, 영주 부석사 등은 물론 '바람흔적 미술관'처럼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디카족들에겐 이미 알려진 장소도 다녀올 수 있었다.

이씨는 "어떤 풍경이나 사람이라도 육안으로 보는 것과 디카를 통해 보는 것이 전혀 다릅니다.

그간 디카에 투자한 수백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 또 동호회 사람들과 좋은 곳으로 출사를 다닐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죠".

디지털 카메라가 중고등학생부터 성인들에게까지 일반화되면서 디지털 카메라를 취미로 삼은 사람들의 동호회가 늘고 있다.

대구지역에는 이씨가 활동하고 있는 IMG(www.imgdown.com) 뿐만 아니라 디키로(www.dikiro.com), 대구포커스(www.daegufocus.com),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카페 '디카 인 대구' 등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활동 4년째를 맞는 IMG는 전국 회원수가 2만명에 이르며 대구.경북 회원수 250여명, 적극적으로 출사에 참가하는 회원이 30명 정도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꼴로 있는 출사 활동뿐만 아니라 수시로 '번개'로 만나 사진을 찍는 등 친목을 도모한다.

IMG는 3월 4일부터 나흘간 중앙도서관에서 디카 사진 전시회도 갖는다.

일반작품 34점, 엽서 20점, 공동작품 150여점 등 총 200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작품엽서는 일반인들에게 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쓴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디카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사진을 전공한 박동진(30)씨는 "필름카메라는 필름값, 인화값 때문에 한 장을 찍을 때도 고심해서 찍어야 하지만 디카는 무조건 많이 찍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디카족들은 자연스럽게 홈페이지 및 블로그 제작에도 참여하게 된다.

문지영(여.28.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도 디지털 카메라 구입과 동시에 싸이월드(cyworld.nate.com)에 미니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디카로 내 근황을 찍어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면서 "컴퓨터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 후로는 각종 포토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고 평가받는 등 온라인 활동이 훨씬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디카족들끼리 디카 관련 정보를 서로 나누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도 많아, 초보자들도 이용할 만한 유용한 정보가 많다.

디카 정보 사이트로는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디지캠나우(www.digicamnow.com), 디카디카(www.dicadica.com) 등이 있다.

IMG 대구지역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욱(29)씨는 "이제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디카는 자기 자신을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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