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강 조업단축 '끝이 없다'

고철 등 원자재 값 상승과 수급불안에 따른 철강제품 품귀와 값 폭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재고 부족으로 중소업체들의 조업률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철강재 수급불균형 현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2일 포항상의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제조 74개사와 비철금속 관련업체 26개사 등 포항공단 100개 철강사 가운데 적정량의 원자재를 확보하고 있는 곳은 철강사의 28%와 비철금속사의 47%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원자재난을 이기지 못해 지난달 2일부터 20일간 가동을 중단했던 신동양레미콘(주) 포항철강공장은 조업재개 일주일만인 지난달 28일 또다시 20일간 일정으로 설비를 세웠다.

동일산업 봉강공장도 지난 2월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포항공단내 고철수집 업체 ㄱ사 관계자는 "지난 1월초까지 하루평균 2천t 가량의 고철이 들어왔으나 지난달 이후 30% 정도 줄었다"며 "고물상들의 수집량도 줄었지만 일부 상인들이 추가 인상을 기대해 고철 확보분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체의 60%가 넘는 철강업체들이 이미 조업단축에 들어갔으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현재와 같은 원자재 조달난이 이어질 경우 추가 조업단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NI스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기업들의 생산량은 종전과 마찬가지이나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영세 업체들의 생산량은 크게 감소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수출을 줄이고 내수를 늘리는 식으로 대기업들이 판매방식을 바꿔도 철강수급난을 해소하는 데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근 생산업체 ㄷ사 간부는 "대기업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부 원가부담을 고철수집 업체에 넘기거나 원자재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지만 고철업체와 대등한 관계인 중소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포항상의가 조사한 2분기 기업경기실사 조사에서도 지역 철강기업들의 1분기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73, 가동률은 77, 원자재 부문은 68로 각종 경영지수가 최악으로 나타났다.

포항상의 김태현 진흥조사과장은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등 메이저 철강업체를 제외한 중소 업체들의 조업상황은 예상조차 힘들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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