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들이 '오렌지' 이미지 탈피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경필(南景弼), 권영세(權寧世),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 소장파 9명은 1일 예정에 없었던 기자회견을 갖고 '뉴 한나라를 위한 반성과 제언' 을 발표했다.
그 골자는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의 새로운 정체성 확립과 당의 중심세력 교체 및 정책상의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같은 뉴 한나라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이같은 제언이 자신들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한 것으로 자신들의 불철저함과 기회주의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당내분 사태와 관련, 당의 변화 방향에 대한 뚜렷한 대안 제시도 없이 주도권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떨쳐버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들은 지난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꾸준히 당의 개혁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당의 개혁을 외치면서 사용한 무기는 '5.6공 인사 척결론'이나 '영남권 대폭 물갈이론' 등 배제의 논리였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 많은 적들이 생겨나면서 '기회주의자', '오렌지' 라는 인신공격성 비판을 받아왔고, 실제로 이같은 비판은 당내에서 상당한 공감을 얻어왔다.
이는 소장파들이 주도세력 교체론, 신당창당론 등을 제기하며 전개해온 당권투쟁에 맞서 반 소장파 전선이 형성되는 기반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소장파들이 이날 갑자기 정책제언을 내놓은 것은 바로 이같은 당내 기류 때문이다.
이들이 제시한 제언들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들이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나라당의 당론과 배치되는 대북현금지원 허용이다.
또 주한 미군의 한강 이남 배치와 북한 방사포의 후방배치 연계, 대통령 중임제 및 정.부통령제로의 개헌,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뜻)의 실천을 위해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 일부 제한, 납세의무 솔선, 아들 군대 보내기, 고급술집 안가기 등의 제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중 북한 현금지원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민감한 사안이란 점에서, 북한 방사포 후방배치와 미군의 한강 이남 배치 연계는 당장 실현성이 없다는 점에서 '말만 앞서가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위한 제언도 선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같은 점에서 '뉴 한나라프로그램'은 "상당한 시간을 고민한 끝 내놓은 것"이라는 소장파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실행 프로그램이 없는 말잔치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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