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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도둑에 돌반지...따뜻한 정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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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왔어요".

1일 오전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손모(39.여.대구 남구 봉덕동)씨가 아기를 업고 울먹이는 20대 주부에게 포장지에 곱게 싼 물건을 건네고 손을 꼭 쥐었다.

손씨는 자신의 집에서 금품을 훔치려다 구속된 황모(23.대구 동구 반야월)씨의 아내에게 돌반지와 '행운열쇠'를 전달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것.

황씨는 지난달 22일 선배 최모(25.수성구 범물동)씨와 함께 가스 배관을 타고 손씨 집에 들어갔지만 훔칠만한 금품이 없어 그대로 빠져나가려다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중졸 학력인 황씨는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아내와 동거하면서 대리운전과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올해들어서는 막노동 일거리마저 끊긴데다 아들의 첫돌이 며칠 남지않았지만 분유값조차 없어 최씨와 함께 손씨의 집을 털려했는데 막상 집에 들어가보니 가져갈만한 것이 없었던 것.

손씨는 "황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듣고 찾아왔다"면서 "우리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집에 이들이 가져갈 물건이 없었던게 더 미안하다"고 했다.

이날 손씨가 전한 반돈짜리 돌반지는 손씨의 자식 돌잔치때 받은 것. 또 다섯돈짜리 순금 행운열쇠는 황씨의 딱한 소식을 들은 같은 교회의 교인이 황씨에게 전해달라며 마련한 것이다.

손씨는 "우리 사회가 따뜻히 보듬어주지 못한데서 비롯된 아픔"이라며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경찰에 호소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황씨와 최씨는 형사계 사무실에서 두 손에 수갑을 찬 채 "죄과를 달게 받고 앞으로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옆자리에서 황씨의 아내는 돌을 곧 맞을 아기를 포대기에 업은 채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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