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숀 펜.샤플리즈 테론은…

올 아카데미시상식의 히어로와 히로인은 할리우드 주류 스타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무장한 두 남녀 배우에게 돌아갔다.

1981년 '생도의 분노'로 데뷔, 80년대 청춘 스타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마돈나와 결혼해 잦은 폭행 사건으로 '악동'이라는 구설수에 올랐던 '할리우드의 이단아' 숀 펜은 세상을 증오로 응시하는 듯한 악역 연기로 갈채를 받아온 연기파 배우. 이미 그는 1996년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시작으로 칸, 베니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석권했다.

하지만 유독 오스카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는 이번에 4수 만에 트로피를 손에 쥐게 됐다.

그는 "배우로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연기엔 왕도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칼리토'의 괴짜 변호사, '데드맨 워킹'의 사형수 등 구제불능의 인물들을 연기했던 그는 지난 2002년 '아이 엠 샘'에서 딸 하나를 사랑으로 키우는 장애인 아빠의 부성애를 연기해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먼도 질투할 만한 명연기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수상작 '미스틱 리버'에서도 그는 딸의 죽음으로 살인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스스로 사건 조사에 나서는 아버지가 돼 인생의 고통을 온몸에 담아내는 명연기를 뽐냈다.

여우주연상의 샤를리즈 테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를 거머쥔 배우가 됐다.

그녀는 수상 직후 "시상식 중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를 칭찬했지만 나는 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녀의 데뷔작 '데블스 애드버킷'에서 그리스 조각처럼 반듯한 얼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여신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그녀는 이번 수상작 '몬스터'에서 얼굴만 예쁜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그녀는 영화에서 연쇄살인범역을 연기하기 위해 13.5kg가량 체중을 늘렸고, 보철로 입을 비뚤어지게 만드는 등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게다가 눈썹까지 미는 등 얼굴에는 특수 분장을 한 채 열연을 했고, 영화가 공개되자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감동적인 연기였다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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