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힌국 섬유산업은 총수출의 30%를 차지해 경제성장과정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세계 최대의 화섬 공급국으로서 섬유한국의 기치가 드높았고 향후 세계섬유산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도 꿈꿨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최대인 미국 섬유수입시장에서 중국은 15%, 멕시코 10%, 홍콩은 5%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은 3.2%수준에 그치며 지난해 무려 11.3%의 대미 수출감소를 보여 경쟁국 중 가장 큰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34%, 베트남은 196%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 2005년 미국의 섬유쿼터규제가 완전히 없어지면 세계의 입을거리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무역위원회(ITC) 보고서는 2005년 미국 섬유쿼터 폐지 이후 중국이 가장 주된 섬유수출국이 될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 코스트가 높지만 품질과 교역상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패션의류 등 중고가 제품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어의 강한 제품신뢰도, 유럽에 필적하는 품질대비 가격경쟁력, 바이어 대응도와 마무리 등에서 중국 등이 따라오지 못하는 좋은 평가요소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리고 나노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품질개발, 컬러와 소재에서 세계 패션경향을 따라잡을 경우 한국섬유는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라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 국가브랜드, 국가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제 겉으로 보기에 중국산 원단은 한국산과 유사한 수준에 접근되어 있다.
그러나 뉴욕 바이어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와 메이드 인 차이나를 구분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2월12, 13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제5회 '코리안 프리뷰 인 뉴욕(뉴욕 한국섬유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국제박람회 참가가 아닌 세계 패션의 중심지에서 한국 단독의 섬유쇼를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차, 다섯 번째다.
2005 봄/여름 시즌을 내다보며 10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리뷰 인 대구'에 한달 앞서 개최된 이 행사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선발된 45개사가 참가하고, 맨해튼 최고의 섬유패션 전문전시장인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온의 전시장을 이용하는 등 외연도 크게 넓혔다.
바이어도 종전의 뉴욕 일원을 넘어 미국 전역과 캐나다, 중남미 지역까지 확대돼 종전의 두배인 759개사를 유치했고, 특히 뉴욕 패션업계의 리더인 토미힐피거, 앤클라인, PVH그룹 등 11개의 1군기업(Top-Tier)을 초청했다.
대규모 바이어 리셉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해 1억달러 이상의 현장상담과 참가업체당 평균 92만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코리안 프리뷰 인 뉴욕'으로 이름을 건지 다섯번 만에 이제야 뉴욕의 본바닥에 한국섬유가 제대로 이름을 걸고 본격 상륙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섬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 프리뷰 인 대구 등 국내사업과의 연계는 물론 해외사업에 대한 끈끈한 연결고리를 가져야 한다.
대구-뉴욕-밀라노-파리를 잇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을 시작할 때다.
김재효(KOTRA 북미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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