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이 차례로 불교를 받아들이고 있다.
삼국의 불교수용과 관련 한가지 특징은 각국 왕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팽창을 중단하고 불교를 수용한 고구려 소수림왕은 "미천왕과 고국원왕이 추진했던 대외팽창 정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전쟁으로 분열된 국론을 통일할 필요가 있었다"고 불교수용 배경을 밝혔다.
국왕의 한 측근은 특히 "왕은 율령을 통해 직속관료를 확대함으로써 대가(종래의 부족장)들이 독자적으로 관리를 거느리는 것을 금했다"며 불교와 율령이 왕의 권한 강화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고구려나 백제와 달리 귀족들의 강력한 저항 속에 불교를 공인한 신라의 법흥왕은 "종래에는 건국신화 등을 통해 지배를 정당화 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영역이 확대되면서 더 이상 무속 신앙과 탄생설화만으로 지배체제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고 불교수용 배경을 밝혔다.
신라의 법흥왕 역시 고구려 소수림왕과 마찬가지로 불교공인, 율령반포 등을 통해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법흥왕은 이외에도 병부를 설치해 군대를 일사분란하게 통치함으로써 귀족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왕들의 이 같은 중앙집권 강화에 귀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신라 경주의 한 귀족은 '국왕 탄핵'까지 거론하며 "왕이 불교를 수용해 스스로 부처라 칭하며 지배를 강화할 경우, 귀족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며 "국가 건립에 공이 많은 귀족을 이렇게 푸대접할 경우 국왕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귀족들의 반발과 관련 국왕의 한 핵심 측근은 "불교가 왕권을 강화해 줄 것은 분명하지만 귀족들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며 "윤회설에 따라 왕이 선업을 쌓아 왕이 됐다면 귀족 역시 선업을 쌓았기에 귀족이 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귀족의 권리를 보장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 측근은 특히 윤회설을 바탕으로 백성들로 하여금 선업을 쌓을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다며 오히려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의 불교수용과 관련 한 종교학자는 "왕들은 불교를 통해 귀족을 억누르고 민심을 수습하려는 것"이라며 "삼국 중 상대적으로 신라의 불교수용이 가장 늦고 힘들었던 것은 그만큼 왕권이 약하고 중앙집권화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학자는 또 "왕이 곧 부처가 된다면 신하는 보살이 된다"며 "불교는 지배층의 특권을 옹호하는 사상으로 발전할 것이며 호국적인 성격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각국의 고위 장수들은 불교를 통해 왕권이 강화되고 국내 사상이 통일되면 왕들이 대규모 정복 전쟁에 나서지 않겠느냐며 병사들의 훈련시간을 더욱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역사적 사건 당시 오늘날과 같은 신문이 있었다면 어떤 기사가 나왔을 것인가 생각해보는 지면입니다.
비슷한 형태의 책자나 사례들이 있지만 학교 과제물에 활용할 수 있는 실감나는 역사신문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교사,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2월 20일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부터 근대화 시기까지 중요한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짚어가고 있습니다.
※참고자료:국립 중앙도서관.국가지식정보통합검색 시스템.한국역사연구회.역사신문.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청소년을 위한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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