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가 들끊는 동네를 안전하고 행복이 넘치는 곳으로 바꾸는데 앞장서고 있는 손재현(60.서구 내당동)씨는 10여년 째 매일 밤 자신이 사는 동네를 순찰하며 선거철 정치인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청소년 선도.방범활동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1990년부터. 당시 이지역은 개발의 소음만큼이나 각종 청소년 범죄로 시끄러운 곳이었다.
"막 개발이 본격화되던 때였고 파출소마저 멀어 퍽치기와 강.절도가 자주 일어나는 통에 밤에는 부녀자들이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한 손씨는 몇몇 주민들과 함께 범죄를 막기 위해 자율방범대를 구성, 매일 밤마다 3시간씩 우범지대를 돌며 방범활동에 나서게 됐다.
손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범죄행위가 하나둘씩 사라지게 됐고 급기야 대구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동네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러한 공로로 손씨는 지난 1992년 대통령표창을 비롯, 2002년에는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범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방범활동을 통해 비행 청소년들에게 매보다 사랑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손씨는 며칠을 고민한 끝에 지난 1993년 무료서당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인자한 훈장선생님 역할도 함께 맡게 됐다. 아이들에게 물질보다는 '지식'과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인성교육만이 잠재적인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게 손씨의 설명이다.
이때부터 손씨는 방범활동과 함께 매주 토요일 오후2시부터 3시간동안 소년소녀가장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자교육을 시작했다. 초창기 10여명에 불과하던 제자들이 금새 100여명으로 불어났고 소문이 퍼져 달서구 성서나 중구 남산동, 동구 신암동에서까지 어린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손씨는 "핵가족이 보편화되면서 집안에 가정교육을 담당할 '어른'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며 "스승을 구타하는 등 오늘날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흉포화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정신과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한자교육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저소득층자녀를 위한 무료 교육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는 손씨는 '어른이 바로 서야 아이들이 바로 선다'는 자신의 지론에 따라 나이도 잊고 앞으로 주부대학이나 노인대학.초등학교 학부모모임 등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가정의 소중함을 전파할 계획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사진 : 지난 1993년부터 무료서당을 열어 아이들에게 가정의 소중함과 예절을 가르치고 있는 손재현(60)씨는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한자교육을 통해 범죄없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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