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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저녁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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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한 권의 책이 계기가 돼 '아침형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아침에 일찍 깨어 있고, 고급 승용차일수록 아침 일찍 집을 빠져나가며, 늦잠을 자는 부자는 없다는 말 등이 떠돌기도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도 이 관계의 성공담 등이 자주 실리는가 하면, 그렇게 변신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분명 미덕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경쟁과 속도를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성공의 지름길을 가게 될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가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건강 문제만 해도 급작스러운 변화는 인체 리듬을 깨뜨려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을 혹독하게 대하는 방식의 첫 징조가 부지런함을 내세워 아침을 각박하게 만든다'는 견해를 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직업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지 않은가.

▲최근에는 요즘 유행에 맞서는 책 '살아 있는 저녁형 인간'이 나와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아침형 인간'에 대한 대대적인 책 광고를 보고 자극을 받아 냈다는 이 책은 그런 유형의 인간은 삶의 깊이를 깨칠 여유가 없다며,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목표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저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낮에 일하기 위해 저녁을 희생하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주된 논리다.

▲인간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 학자들에 의해 탐구돼 올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배경, 성향 등을 갖고 있으며, 살아가는 방식도 각양각색이게 마련이다.

이번 책의 저자는 '낮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시간이라면 밤은 그 가치를 깨치는 시간이므로 저녁은 낮의 고향'이라고 밝히고 있듯, 학자.문인.예술가 등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경우 '저녁형 인간'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요즘 사람들은 어느 한군데 끼지 못하면 불안해지듯, 모두 우르르 한 방향으로만 몰려가는 '쏠림 현상'이 도를 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냄비 기질'이라는 질책도 나온다.

심지어 매스컴이 아침마다 당근 하나를 먹는 게 좋다고 떠들면 그 날부터 당근이 동이 나다가도 포도가 좋다면 금방 바뀌어버릴 정도로 유행과 선동에 약하지 않은가. '아침'이든 '저녁'이든 생의 정점을 향해 한 방향을 보고 홀로 고독하게 걸어가는 사람들, 혼자인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돋보이고 그리워지는 세태가 아닐 수 없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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