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어제 '박빙'의 예상을 뒤집고 '박근혜 대표'에게 압승을 안겨주었다.
탄핵의 역풍에 휘말려 있던 당원들의 절박한 위기의식이 그대로 묻어난 결과다.
"그래도 박근혜가 돼야 당이 변했다 할 수 있지 않겠나"하는 공감대가 그녀를 보수정당 여성 당수로 '몰아세운' 것이다.
당장 박 대표에게 사경(死境)탈출의 묘수는 없어보인다.
오늘부터 중앙당이 여의도 천막당사 생활을 시작한다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까딱하면 이 또한 '이벤트'가 될 뿐이다.
중앙당사 철수.모든 후보의 선거비용 공개.방탄국회 거부 등의 선언은 이미 남들이 다 써먹은 메뉴다.
술집에서, 공연장에서, 길거리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문전박대 당하는 참담한 현실을 똑바로 읽으라. 이 사태가 탄핵때문 만인가?
박대표는 무엇이 등돌린 민심을 되돌리는 '과감한 쇄신'인지를 구체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탄핵철회론을 싸고 계속 우왕좌왕하는 것, "우리만 먹었나"하는 부패 공범론에 연연한 것, 여성에 인색한 것, 잘못했다 하면서도 대책이 없는 모습들은 국민을 더욱 실망시킬 뿐이다.
그것이 안되면 박 대표는 지금 당장 천막에서 나와 서울 광화문에서, 대구 동성로에서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해야 한다.
선배 당 대표들이 국민을 혼란과 분열에 빠뜨린 대실수에 대한 참회의 심정으로 말이다.
만시지탄이나, 한나라당은 건전하고 책임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부자 몸조심하지 않은 정당, 민심을 거꾸로 읽은 정당, 다수의 힘과 '돈'으로 밀어붙인 정치에 대한 통렬한 자기 반성이 국민의 눈에 훤하게 보여야 대망(大亡)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원들 또한 '천막의 당수'에게 총선과 개혁의 모든 짐을 내맡기지 말아야 한다.
현명하게도 국민들은 진보 대 보수의 건전한 경쟁만이 정치를 발전시킴을 알고 있다.
부패의 질책 다음엔 반드시 '경제'에 대한 추궁이 있어야 함도 알 것이다.
과감한 당쇄신도 없고 신선한 경제비전도 없다면 박대표 또한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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