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지기업 "대구시 달라졌다"

정밀 전기.전자제품 금형을 제조하는 씨에이테크(경기도 부천) 최병옥 대표. 그는 최근 고향인 대구에서 공장 설립을 타진하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공장 설립을 위한 인.허가 서비스를 한곳에서 처리해주는 것은 물론 "뭐든지 들어주겠다"며 '스마일 공세'를 펴는 대구시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는 것.

"2001년까지 대구에서 공장을 운영하다가 부천으로 떠났습니다.

그때만해도 대구는 도무지 비즈니스 환경이 안됐어요. 기술이 있는데도 불구, 돈을 빌려줍니까, 행정지원이 있습니까. 대구는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은 팽개친 채 한계업종에 오히려 예산을 쏟아붓더라니까요. 그러나 부천은 달랐어요. 기술력만 보고 앞다퉈 돈을 빌려줍디다.

그런데 몇 년만에 고향에 투자를 하려니까 이번엔 고향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무조건 해주겠답니다".

그는 대구의 인건비가 싸고 인력을 구하기 쉬워 마음이 끌렸는데 대구시의 원스톱 서비스 제안을 들어보니 '고향 앞으로' 결심을 조만간 굳힐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가 지난달 25일 시청 청사내에 '공장설립 지원센터'를 설립, 대구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인들에게 모든 인허가 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리해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지 이제 한 달. '대구시가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우선 대구를 떠난 지역 출신 기업인들이 센터를 방문해본 뒤 '컴백 홈' 의사를 전하고 있다.

이만하면 대구가 충분히 변했다는 것이다.

가정용 전기기기 재료를 생산하는 경기도 안성의 삼원정보통신. 대구 출신의 이 회사 강무봉 이사는 이 달 초 대구 공장 설립을 위해 대구시 공장설립 지원센터를 찾아왔다가 '쇼크'를 받았다고 했다.

"일본 회사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일본쪽으로의 물류를 감안, 대구가 괜찮다고 생각해 찾았는데 정말 달라졌더군요. 이 지역이 원래 보수적이잖습니까. 그런데 변했습니다.

경기도도 가 볼 작정인데 현재로서는 대구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는 지방정부가 서류를 간소화해주고 공장 부지를 알아봐주는 한편, 행정절차를 줄여주면 누구든지 대구로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시가 설립한 공장지원센터는 시청 공무원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전문 인력이 파견돼 투자상담에서부터 인.허가까지 모든 업무를 대행해주는 곳이다.

현재까지 8건의 방문민원이 접수돼, 대구시가 처리중이며 전화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권삼수 대구시 종합민원담당은 "외지 기업이 대구로 오려는 경우가 많아 대구가 투자처로 손색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며 "자금부족을 호소하는 기업에는 금융지원 알선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공장지원 센터에 파견돼 있는 김주승 한국산업단지공단 구미지원센터장은 "대구시의 지원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곳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실질적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이곳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키워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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