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고속철 시대와 지역의료

대구지역의 의료는 오랜 역사와 다양하고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경제, 문화, 학문이 서울로 집중된 근래의 사회환경에서도 대구의료는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나름대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며칠 후의 고속철도 개통으로 의료시장 개방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우리나라 의료계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병원과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선택이 더욱 쉬워진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시간을 다투는 환자가 고속철도를 타고 서울로 가거나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병을 가장 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와 병원을 찾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며 당연한 것이다.

개인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진 의사는 동네 병의원, 늘 다니던 병의원의 의사이다.

우리 지역에도 어느 선진국 도시 못지않게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과 실력을 갖춘 병원들이 많다.

의과대학이 있는 대학병원만도 네 개나 된다.

이런가운데 요즘들어 환자들이 서울이나 외국의 병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막연히 서울의 대형병원에 가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온갖 채널을 동원해서 서울의 병원에 가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나 치료 도중에 이제 도저히 서울에 더 못 다니겠으니 대구서 치료를 계속할 수 없겠냐고 문의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외국병원에 갔다 온 환자들도 그렇다.

알고보니 여기서도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는데 괜히 서울이나 멀리 가서 고생을 사서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지역사회 의료도 첨단분야와 전문영역에서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여기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BT 분야에 적극 투자하여 티슈 엔지니어링 같은 것을 통해 난치병 치료에 나서야 한다.

BT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가장 많이 가진 지역이 지방으로는 우리 지역이다.

DKIST(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의 출범으로 이런 인재들을 결집하면 어느 지역 보다도 경쟁력이 있다.

한방바이오만으로는 힘들다.

또한 중국 상하이(上海)의 야심찬 의료정책을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야 할 지를 고민하게 한다.

보다 세심한 배려로 지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지역의료로 발전해야 할 부분도 있다.

나라의 의료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국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고, 지역사회의 의료가 뒤떨어지면 그 몫은 지역민에게 돌아온다.

고속철시대를 맞아 지금 지역 의료계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지만 이같은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만들어 내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강덕식 경북대 의대교수 진단방사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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