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첫날부터 고장..."철도보다 더 불편"

고속철이 정상 운행 첫날부터 기계 고장을 잇따라 일으켜 승객들이 열차를 바꿔타고, 고속철 때문에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감축 운행된 것을 일부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동이 잇따랐다.

1일 오전 10시30분 부산역을 출발한 제50호 고속열차가 '차륜활주 방지장치' 센서의 이상으로 동대구역에 정시(오전 11시33분)보다 8분 늦게 도착, 고장난 열차를 예비열차로 교체한 뒤 19분 늦게 서울로 떠났다.

이때문에 승객 140여명이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빚었으며 동대구역에서 이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150여명도 갑자기 열차가 바뀌면서 혼란을 겪었다.

철도청 관계자는 "차량 자체의 이상이 아니라 센서 이상으로 판단돼 동대구역까지 시속 160㎞로 운행을 계속했지만 300㎞의 고속주행이 불가능, 동대구역에서 다른 열차로 대체했다"며 "센서 이상을 일으킨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24분에는 대전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제46호 고속열차가 전기공급장치 중 변압기 부분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이상이 발생, 승객 70여명이 다른 열차로 갈아타고 13분 늦게 서울로 출발했다.

또 이날 밤 23시50분쯤 서울발 부산행 제71호 고속열차가 구미역을 지나던 중 15호 객차에서 이모(41.부산시 부산진구 범천동)씨가 간질 증세를 보이며 신음중인 것을 홍익회 직원 이모(24.여)씨가 발견, 동대구역에서 119 구급대를 이용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가던 도중에 숨졌다.

한편 고속철 개통으로 1일부터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의 운행이 줄어들자 출퇴근길에 이들 열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부터 경부선 동대구~서울의 경우 새마을.무궁화호의 운행이 종전 61회에서 21회로 줄었고, 동대구~포항간 열차는 14회에서 11회로 줄어들어 운행 간격이 1~2시간으로 늘어난 것.

동대구역의 경우 이날 오후 구미.김천.경주 등 경북지역으로 통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매표소에서 잇따라 실랑이를 벌였으며 이들중 10여명은 역장실로 몰려가 심한 항의를 했다.

김천으로 통근한다는 안광현(39.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고속철 운행을 이유로 서민이나 학생들이 이용하는 단거리 통근 열차를 줄이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출퇴근 시간대만이라도 열차를 증편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