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천 벚꽃마라톤대회 '인정의 물결' 넘실

지난 4일 활짝 핀 벚꽃과 함께 대성황을 이룬 경남 합천의 '벚꽂마라톤대회'에 참여한 동호인들로부터 '합천 짱!'이라는 극찬의 편지가 쇄도해 군청과 대회본부 홈페이지를 후끈 달구고 있다.

환상적인 백리 벚꽃길을 달리는 동안 완벽한 대회준비와 군민들의 따뜻한 인정을 가득 느꼈다는 글들.

난생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했다는 40대 초반의 강윤원(부산)씨. "아가씨가 건내준 방울토마토 한개에 힘을 얻어 달렸습니다". 체력의 한계를 느껴 허덕이며 40㎞지점에 다달았을 때 "아저씨를 위해 남겨둔 것"이라며 진행요원 아가씨가 건넨 토마토 한 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마웠다"고 적고 있다.

부인과 다섯살난 딸 한솔이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던 것은 '합천의 인정' 덕택이었다는 것.

대구의 최홍근씨는 "토종돼지와 딸기 등 농특산물 무료 시식회는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합천만의 풍경"이라며 "다른 지역도 대회를 유치하려면 합천대회를 본받자"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이번 대회는 8천명 참가자와 가족,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이뤄낸 성공한 대회로 평가, 영남권의 최고 마라톤대회로 부상하고 있다.

대회가 끝난 후 갖가지 진기록과 미담사례도 화제다.

장년부 하프에서 우승한 정주영(53.창원마라톤클럽)씨는 지난해 상금을 대구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친구에게 전달하고, 올해 상금 40만원 전액은 고향인 쌍백면 경로잔치에 써달라며 쾌척했다.

풀코스에 도전해 11시간의 사투를 벌이며 끝까지 완주한 사람도 있다.

서울 화곡동에서 참가한 이명현(44)씨는 오전 10시에 출발해 무려 11시간3분을 달려 밤 9시4분쯤 골인, 관계자들이 차량 불빛을 비춰 유도하기도 했다.

청바지 차림으로 풀코스를 완주한 아줌마, 양손이 없는 장애우, 한쪽발을 의족을 한 채 하프에서 우수한 기록을 낸 사례 등 참가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합천양돈협회가 마련한 '심바우 포크' 돼지 50마리 무료 시식회와 '첫눈에 반한 딸기', '딸사랑 딸기' 등 지역 농특산물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번 대회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 관광과 맞물려 인근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에서 특수를 누렸음은 물론 합천을 알리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하고, 미비점 등을 철저히 보완해 내년에도 성공하는 대회로 육성키로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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