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유도 대표팀, 벤치마킹 위해 방한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발돋움한 한국 남자유도로부터 한 수 배우겠다.'

유도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이 2004아테네올림픽이 4개월도 남지 않은 때에 올림픽 출전 국가대표를 주축으로 한 남자팀을 한국에 보내 벤치마킹에 나선다.

사이토 히토시 감독을 비롯해 최근 일본 최종 선발전에서 뽑힌 올림픽 대표 4명 등 21명의 선수단은 오는 19일 방한, 23일까지 태릉선수촌과 용인대를 오가며 전지훈련을 실시하는 것.

이들이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적지'인 한국을 찾게 된 건 지난해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때 한국 유도의 저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당시 양국이 남자 8개 체급에서 똑같이 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적지의 불리함을 안은 한국이 소수정예로 시원한 한판 행진을 벌인 반면 홈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은 올림픽 종목이 아닌 무제한급을 포함해 중량급에서만 강세를 보였다.

특히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최민호(60㎏급.창원경륜공단)와 이원희(73㎏급), 황희태(90㎏급)조차도 오는 6월로 예정된 국내 최종선발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유도가 무한 경쟁력을 갖춘 것도 일본 대표팀 방한의 이유가 됐다.

선수단에는 2003아시아선수권 90㎏급 금메달리스트 야자키 유타와 2003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노무라 다다히로(60㎏급), 2002부산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우치시바 마사토(66㎏급), 도노우치 마사히코(81㎏급) 등 대표 4명이 포함됐다.

또 올림픽 대표에서 아깝게 탈락했던 재일동포 4세 추성훈(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81㎏급)도 눈에 띈다.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2001년 몽골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뒤 2001년 10월 일본에 귀화, 부산아시안게임에 일장기로 달고 나와 금메달을 땄던 추성훈의 전지훈련 참가는 한국 유도의 달라진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권성세(47) 대표팀 감독은 한국 유도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력 노출에 신경이 쓰인다.

권 감독은 "우리가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가곤 했는데 이젠 상황이 역전돼 기분좋다. 평상시처럼 훈련하겠지만 대표 선수들은 비장의 기술을 쓰지 말고 드러난 기술 위주로 훈련하도록 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프랑스 대표팀도 지난달 국내 대표선발전 일정과 겹쳐 방한이 취소됐으나 조만간 전지훈련을 오겠다는 의사를 전해오는 등 올림픽 직전까지 한국 유도를 배우려는 외국 대표팀 행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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